[‘김경록 인터뷰’ 녹취록 전문 살펴보니]
김씨 “코링크ㆍWFM 같은 회사 정씨가 알아보라 했다”… 유시민 “조씨가 얘기했을 가능성”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자산을 관리해 온 한국투자증권 김경록 차장과의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10일 공개했다. 노무현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90분간의 인터뷰 녹취록 분량은 A4용지 기준 26쪽에 달한다. 지난 8일 유 이사장의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방송된 분량은 20분 가량에 지나지 않았다.
전문을 살펴보면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보호하려는 유 이사장의 의도가 곳곳에 등장한다. 특히 방송에 김 차장의 ‘증거인멸 인정’ 등 일부 발언이 누락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왜곡 편집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실제 녹취록에서 유 이사장은 시종일관 정 교수 측에 선다.
우선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유 이사장은 “그러니까 (조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가 나타나 법적으로 문제없고 남들 보기에 괜찮고, 잘만 되면 수익률이 굉장히 높을 수 있는 그런 투자처를 권한 거냐”고 묻거나 “내가 생각하기로는 조씨가 자기도 뭔가 먹어보려고 당숙모의 돈을 동원한 것”이라며 조씨 개인범행으로 해석하려 했다.
또 조씨를 두고서도 “나중에 신성석유니 크라제버거니 이 사람들이 100억대 돈을 갖다 (코링크PE와 투자처에) 2차전지 사업하고 갖다 넣는데, 거기서 보면 조씨의 역할은 아무것도 아니고 익성의 자금관리 정도 맡은 사람으로 보면 된다”고 변론했다. 김 차장이 “(정 교수가) 코링크라든지 익성, WFM 이런 회사들을 저한테 직접 알아보라고도 여러 번 말씀하셨다”고 말하자 유 이사장은 중간에 말을 끊고 “그건 조씨가 그런 이야기를 했을 가능성이 많다”고 수습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조 장관 자택과 동양대 정 교수 연구실 하드디스크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서는 “실제로 하드디스크를 떼서 없앤 것도 아니고”, “하드디스크가 전혀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들어간 것인데 증거인멸한 것은 아니지 않나” 등의 질문을 했다. 김 차장이 “제가 생각해도 그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 인정하는 게 맞다”고 대답하자, 유 이사장은 “그건 ‘증거인멸이라고 생각을 안 했다’ 이렇게 하는 게 맞지”라고 타박하기도 했다.
이외에 “정 교수는 성향 자체가 주식으로 운용해와서 예금은 안 할 것”, “(코링크PE의 운용제안서를 보고) 사실 교수님이 (수익성에 대한 기대로) 많이 들떠있었다” 등 정 교수에게 불리한 김 차장의 발언은 방송에서 제외됐다.
인터뷰 내내 김 차장은 정 교수에 대한 연민을 드러냈다. 자신의 검찰 진술이 정 교수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쓰이는 것에 그간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말미에는 정 교수를 “그냥 좋아하는 사람, 제 고객님”이라고 표현하거나 “결국 (PB로서) 저는 그 사람들을 지켜야 하는데 감방을 가서라도 지킬 수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책임의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