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갈등 극복 대화합 의지 다져… 3도 공동사업추진 등 가시적 성과도
“갈등의 시대를 넘어 지역 대화합과 만사형통을 기원합니다.”
10일 낮 민주지산 삼도봉(해발 1,176m) 정상. 이른 아침부터 ‘삼도봉 만남의 날’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 경북 김천시와 충북 영동군, 전북 무주군 지역 주민들은 속속 정상에 세워진 대화합 기념탑 주변으로 모였다. 전북 무주문화원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3도 3개 시군에서 시장 군수를 포함해 500여명이 참석했다. 삼도봉은 김천시 부항면, 영동군 상촌면, 무주군 설천면 경계지점으로, 과거 백제와 신라가 치열한 영토전쟁을 벌인 곳이다. 각 도의 사투리와 풍속, 습관 등이 혼재한다. 이곳이 ‘삼도봉’으로 명명된 배경도 3도가 접해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
삼도봉 만남의 날은 3개 시군 문화원 주관으로 1989년부터 열리고 있다. 지역 간 대립과 불신의 벽을 허물고 화합과 공동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런 의미로 1990년 삼도봉 정상엔 삼도봉 대화합 기념탑과 제단 등이 마련됐다.
김충섭 김천시장, 황인홍 무주군수, 김창호 영동군 부군수 등 3개 시군 관계자와 주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3개 시군 단체장의 초헌례, 의회 의장의 아헌례, 문화원장의 종헌례 순서로 진행됐다. 초대 가수와 전통예술단의 축하공연 및 음악회 등도 이어졌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등산을 통해 건강도 챙기고 3도 화합이라는 의미까지 더할 수 있어 금상첨화”라며 “3도 주민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니 지역 갈등이 있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제례 절차가 끝난 뒤 주민들은 서로 준비해 온 도시락을 나눠 먹으면서 우의를 다졌다. 김호상(62·김천시 부항면)씨는 “지역도 말씨도 다르지만 3도가 한자리에 모이니 이웃사촌이 따로 없다”며 “지역 갈등을 극복하고 상생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도봉 만남의 날’ 기념 행사는 단순히 보여주기식을 넘어 가시적인 성과도 이끌어 내고 있다. 2011년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 주최 영호남지역 화합운동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2012년 행사 당시엔 3개 시군 주민들의 염원을 담은 타임캡슐을 묻고 삼도봉 만남의 날 50주년이 되는 2038년 10월 10월에 개봉키로 했다.
이곳 지역 주민들이 공동 운영 중인 ‘삼도봉 의료·문화 행복버스’ 또한 인기다. 3개 시군 9개 면 177개 리 60개 권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와 상담 △임상병리검사 △영상의학검사 △유소견자 관리 등 삼도봉 지역 건강증진 및 문화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앞으로도 3도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하겠다”며 “이 인연이 후손 대대로 이어져 지역화합은 물론 대한민국 발전을 이끌어 나가기 바란다”고 희망했다.
글·사진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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