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에 따른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사익편취) 적발 사례.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대기업의 총수 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처벌 예외 사유로 현행법에 제시된 효율성·보안성·긴급성의 세부 기준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책 연구용역을 통해 제시됐다. 예외 사유에는 공정위 예고대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관계회사와의 거래가 포함됐다. 또 대기업의 각 계열사가 직접 운영하던 기능을 한데 모아 전문화된 계열사를 설립한 경우도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규제하지 않기로 했다.

공정위는 10일 법무법인 한누리에 의뢰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 심사기준 개선방안’ 연구용역 결과와 함께 이를 바탕으로 한 ‘심사지침 제정안’을 공개했다.

이번 심사지침안은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 불리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규정’(공정거래법 23조의 2)의 집행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2013년 8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이 조항이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현대 △한진 △하이트진로 △효성 △대림 △태광 총 6개 기업집단이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심사지침안은 총수일가 사익편취 적용 제외 요건을 현행 법령에 규정된 것보다 더 구체화했다. 현행법은 △기업의 효율성 증대 △보안성 △긴급성 등 거래 목적 달성을 위해 불가피하게 수행한 거래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심사지침안은 효율성과 관련해 △계열사별로 직접 운영하던 기능을 분사·통합해 전문화된 계열사를 신설한 경우 △제품 특성상 계열사 부품·소재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경우 △기존 공정과 연계되는 공정을 기존 용역 수행자가 계속 수행하는 경우 등을 규제 예외의 예시로 제시했다.

보안성 적용 대상은 △보급되지 않은 핵심기술 보호가 필요한 경우 △국가안보에 관한 비밀정보를 취급하는 경우 등이 포함됐다. 다만 신제품에 대한 광고제작 업무를 총수와 특수관계인 광고회사에 위탁하는 행위에 대해선 “외부 광고대행사와 거래하더라도 비밀유지서약서 등의 방법으로 보안 유지가 가능하다”며 예외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긴급성은 ‘회사 외적 요인으로 인한 불가피한 거래’로 규정하면서 예견 가능성이 없거나 예측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경우를 ‘불가항력’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물류회사들의 운송거부 및 파업으로 긴급한 물량 수송이 필요한 경우, 제품 수거·리콜에 나서야 하는 경우, 고객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다.

심사지침안에는 특히 핵심 소재·부품·설비 등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기업이 해당국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나 천재지변 등으로 정상적인 공급에 차질이 빚는 바람에 특수관계인과 거래하는 경우에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명문화했다.

공정위는 이날 제시된 안을 토대로 내부와 학계·재계 등 외부 의견을 반영해 이달 안으로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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