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멱우저수지 수상 태양광 발전 모습. 홍인기 기자

에너지 전환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다. 그 핵심은 에너지 공급 체계를 석탄ᆞ원자력 발전 위주에서 환경과 안전을 고려한 신재생에너지로 바꿔 균형을 맞추는데 있다.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변곡점에 따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란 변혁을 시도하고 혁신적 비즈니스 창출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에너지 시장도 마찬가지다.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정책이 도입되고 있고, 관련 기술이 진화하고 소비자 요구도 바뀌고 있다. 발전원이 다양해지고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활성화되는 게 대표적이다. 소비자가 똑똑한 소비와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장도 열리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자원의 다양성과 시장의 복잡성을 빠르게 수용하고 확대하기 위한 산업구조 혁신이 요구되는데 친환경, 안전, 탄소배출 저감 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철저한 수요 관리와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한다. 또 안정적 에너지 수급 서비스를 위해 다수의 신규 사업자가 참여해야 하고 에너지프로슈머 등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국민 참여형 서비스들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지형을 위한 기술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이다. 초 정보화 시대에서 한걸음 나아가기 위해선 AI 중심으로 에너지 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재구축해야 한다.

특히 재생 에너지는 청정 에너지라는 장점 이면에 기존 발전시스템보다 분산화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발전소 관리 및 수요, 공급을 최적화하기 위한 발전 예측이 기본적으로 어려운 시스템이다. 복잡도가 높아질수록 재생에너지 발전의 신뢰도 확보와 계통 안정화, 잉여 전력에 대한 효율적 관리 등 운영 기술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AI, IoT 등 디지털 전환기술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열쇠다. 이는 다양한 분산자원의 공급과 수요를 분석하고 시장운용규칙에 따른 빠른 의사결정과 자원을 최적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기술들은 가상발전소(VPP)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에너지 인터넷'이라고도 불리는 VPP는 분산형 에너지 자원을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이는 분산된 에너지를 수집ㆍ분석하는 과정에서 전력 수급과 공급의 변수를 사전 예측해 효율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다수의 분산자원을 원격 통합해 최적화한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의 환경 영향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불안정성은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해결 과제로 꼽히는데, 다양한 디지털 전환기술들이 이를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아파트 단지나 대학 빌딩, 산업단지 내 태양광설비 등을 통해 소비 전력을 직접 생산하는 에너지 프로슈머, P2P(개인 간 거래)까지 활성화하면 잉여 에너지에 대한 효율성도 향상되고, 고객 가치도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가상발전소 사업모델이 10GW 규모로 성장했다. 독일의 경우 태양열, 바이오가스 및 수력발전과 연계된 복합발전소를 통해 100% 재생 에너지로부터 24시간 전력공급을 받을 수 있는 VPP를 운영하고 있고, 2023년께 VPP 시장 규모는 약 11억9,000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국가별 시장 환경에 따른 기술적 타당성과 사업성 검토가 필요하지만 이미 도래한 4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에너지 생태계 조성이라는 과제를 풀어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사업모델이다.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재생에너지총회에서도 글로벌 주요 재생에너지 기업, 국제기구 등 VPP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방안이 논의된다. 에너지 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자와 기술이 참여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시대를 여는 미래를 기대해본다.

한자경 KT융합기술원 지능형에너지 태스크포스(TF)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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