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영화처럼 보도… 연구실 구조ㆍ상황 고려하면 사실과 달라” 
조국 법무부 장관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이 지난달 3일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가 재직 중인 경북 영주시 동양대 연구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은 압수수색 중인 동양대 총무복지팀 앞에 학교 관계자 등이 오가는 모습. 영주=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8월 31일 오후 11시 넘어 자신의 연구실에서 PC를 꺼내 간 것을 두고 딸 표창장 위조 등의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러나 동양대 교수협의회장인 장경욱 교수는 연구실 위치, 구조, 당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장 교수는 1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전화 인터뷰를 통해 “범죄영화처럼 보도됐는데 학교 상황을 이해하고 보면 다르게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밝혔다.

장 교수에 따르면 정 교수의 연구실은 별도의 연구동이 아닌 학생 기숙사 1층에 있다. PC 반출 당일 2층에 축구부 학생들이 있었고, 개강 이틀 전이어서 미리 입실한 학생들이 있었다. 자정 전이면 주문한 야식을 받으려고 1층 입구에 내려오거나 들어오는 학생들이 많다. 게다가 입구 공용 현관 천장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다는 것은 학생이나 교수가 다 아는 사실이라고 한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몰래 밤에 와서 PC를 들고 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학생들이 야식을 받을 때 주로 1층 창문 틈으로 주고 받는데, (증거인멸) 의도가 있다면 자기 연구실 창문에서 하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가 학교에 오면서 조교에게 연락한 것도 증거를 인멸하려는 행동과 거리가 있다는 게 장 교수의 주장이다. 장 교수는 “정 교수가 PC를 들고 나갔다는 날 서울에서 내려오면서 학부 조교한테 전화를 했었다. ‘오늘 학교 내려가는데 연구실 키가 없을 수 있으니 못 열면 이따 와서 문을 열어줄 수 있느냐’라고 부탁했었다고 조교한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은밀하게 PC를 꺼내 갈 의도라면 연구실 열쇠를 찾아서 오는 것이 정상이지 조교에게 열어달라고 부탁하겠느냐는 것이다.

일부 언론은 정 교수가 PC를 갖고 나온 다음날 다시 연구실에 들러 서류뭉치를 들고 나왔다면서 추가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장 교수는 “정 교수가 조교에게 전화로 ‘수업 자료들 챙겨서 나가려고 하는데 학생들 시험지는 개인정보이기도 하고 학교 문서라서 집에 가져가면 안 될 것 같아 조교실에 놔뒀다. 나중에 연구실에 넣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어제 가서 확인했는데 시험지 맞다”면서 “단정적으로 증거인멸 정황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개강 이틀 전 수업 준비와 관련된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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