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릴레오 인터뷰 후폭풍… 檢 “조국 측에 유리하게 편집 유감”
검찰, 김경록 재소환에 민주당은 “인터뷰에 보복” 지원 사격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재산을 관리해 온 한국투자증권 김경록(37) 차장이 유튜브에서 수사와 관련해 진행한 인터뷰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에서 혐의를 인정한 김 차장이 정작 인터뷰에서 말바꾸기를 했다는 논란과 동시에, 인터뷰를 진행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측이 김 차장 인터뷰 중 불리한 진술을 의도적으로 편집했다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9일 일부 언론에 공개된 유 이사장과 김 차장의 인터뷰 전문 녹취록에 따르면, 유 이사장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알릴레오’는 전날 공개된 김 차장의 인터뷰 중 증거인멸 관련 일부 진술을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장관 자택 개인용 컴퓨터(PC)의 하드디스크 교체와 관련한 얘기를 하면서, 유 이사장이 ‘자택 하드디스크를 왜 교체했냐’고 질문하자 김 차장은 “정 교수가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이사장이 ‘증거를 인멸한 건 아니지 않냐’고 묻자 김 차장은 “제가 (증거인멸을) 인정을 했다. (검찰에) 그대로 제출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고 인정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그거는 증거인멸이라고 생각을 안 했다 이렇게 (검찰에 말)하는 게 맞지’라고 말했고, 이에 김 차장은 “그게 안되더라고요”라고 답했다.
문제는 이 부분이 알릴레오 방송에서 빠져 있다는 점이다. 이미 공개된 방송에는 동양대의 정 교수 연구실 PC 교체에 대해 김 차장이 “영주에 내려간 것은 유리한 자료를 확보해야겠다고 생각해서다”라고 말한 부분이 나온다. 누락된 부분을 보지 않고 공개된 부분만 보면 김 차장이 마치 ‘증거인멸이 전혀 없었다’며 검찰 조사를 완전히 부정하는 듯한 것으로 읽힌다. 김 차장은 8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알릴레오 방송 인터뷰에 나간 것 자체가 후회스럽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김 차장의 인터뷰 중 “KBS가 인터뷰를 한 직후 검찰에 관련 내용을 넘겼다”는 발언을 두고도 진실공방이 불붙고 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명백히 허위사실”이라며 “김 차장 주장 중 사실관계가 불분명해 확인해야 할 부분만 검찰에 문의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 이사장은 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검찰이 인터뷰했다는 걸 알 수 있게끔 사실관계 재확인을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재반박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KBS는 외부인사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속히 조사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여권까지 가세하며 불씨는 더 커지는 양상이다. 여권은 알릴레오 방송 당일 검찰이 김 차장을 소환한 것을 문제 삼으며 ‘검찰의 보복’으로 규정하며 유 이사장을 지원 사격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차장과 변호인 동의 아래 조 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김 차장이 정 교수에게 노트북을 전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호텔 폐쇄회로(CC)TV 검증 절차를 진행했다”며 방송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뜻밖에 등장한 변수에 난감한 기색을 표시하면서도 김 차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 진술을 번복한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논란의 진위 여부를 파악한 뒤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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