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로 재편 추진 “내년말 완공”… 광화문~대한문~남산 보행명소化
서울 도심의 중심 축인 을지로와 세종대로 차로가 줄어들고 보행로는 확대된다. 두 도로의 공사 완공 시점은 내년 말이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의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9일 공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을지로(시청삼거리∼동대문역사문화공원) 2.5㎞ 구간은 6차로에서 4차로로, 세종대로(교보생명사거리~서울역교차로) 1.5㎞ 구간은 10∼12차로에서 6∼8차로로 각각 변경된다. 차로가 사라진 공간에는 보행로와 자전거전용도로 등이 조성된다. 공사 착공 시점은 세종대로는 새해 초이고, 을지로는 내년 6월이다. 새로운 모습의 두 도로는 모두 내년 말에 만나보게 될 전망이다.
일대 도로 재편으로 대한문 앞 보도는 지금보다 최소 5m 이상 넓어진다. 또한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숭례문으로 연결되는 횡단보도도 내년 말 신설된다. 이렇게 되면 광화문에서 대한문, 숭례문을 지나 남산과 서울로7017까지 한 번에 걸어갈 수 있는 ‘보행 관광 명소 코스’가 완성된다.
일방통행인 충무로(1㎞)와 창경궁로(0.9㎞)의 경우엔 1개 차로를 축소해 보도 폭을 넓히고, 자전거도로와 인근 업체 종사자들을 위한 주차공간이 생긴다. 대상지 내부 35개 지점에는 차량 통행속도 감속을 유도하고 보행 편의에 도움이 되는 완만한 경사의 고원식 횡단보도가 설치된다.
도로 재편 사업이 이미 진행 중인 퇴계로 2.6㎞ 구간은 현 6~8차로에서 내년 5월 4~6차로로 바뀐다. 이 일대는 차로 수와 폭이 줄면서 보행 공간은 1.2∼3m에서 6m까지 넓어진다. 또한 자전거전용도로와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 4곳이 설치되고, 나눔카 대여지점 3곳과 주차공간도 들어선다.
시는 또 2025년까지 도심 녹색교통지역 내 21개 주요 도로의 공간재편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공간재편이 마무리되면 보행 공간은 총 15만6,810㎡ 늘어난다. 이는 시청광장의 12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도심 공간재편 사업을 시 전역으로 확대해 시민들의 보행권을 확대하겠다"며 "걷는 도시를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곳곳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아울러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을 시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내년 기본구상 용역에도 착수한다. 무조건적인 차량 통행 제한 대신 1㎞ 이내 초단거리 승용차 통행 등 불필요한 통행수요 감축에 우선 집중하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늘어나는 여유 공간에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자전거, 공유차 공간, 공원 등을 조성한다.
한편 시에선 을지로와 세종대로 차로 감소에 따른 교통량 분산 계획 등 교통대책도 마련해 놓고 있다. 홍주희 시 보행정책팀 주무관은 “버스전용차로 확대 등을 통해 대중교통 활성화를 유도하는 한편 을지로와 세종대로 교통량을 분산시킬 수 있는 우회도로 등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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