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다 해고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의 본사 점거농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치권이 중재안을 제시, 갈등 해결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노동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도로공사 수납원 농성 사태를 풀기 위해 최근 노사 양측에 중재안을 제시했다.
중재안은 지난 8월 대법원에서 직접고용 판결을 받은 수납원(499명) 이외의 해고자 중 1심 판결이라도 직접고용이 확정된 경우는 직접 고용하고, 1심이 진행 중인 경우는 기간제로 고용한 후 향후 판결 결과를 지켜보고 결정하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노총 톨게이트 노조는 해당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노총 톨게이트 노조 관계자는 “중재안에 100%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세부 사항에 대해선 노사가 계속 협의하기로 했기 때문에 업무에 복귀하기로 뜻을 모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도로공사 해고 수납원 1,500명 중 한국노총 소속은 1,000여명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이 중 270명이 도로공사에 수납원 외 업무로 직접고용됐고, 700여명 가량은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해당 안을 놓고 고심 중이지만, 현재까진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민주노총 조합원 200여명은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30일째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대법원이 해고 수납원을 직접 고용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만큼, 비슷한 소송을 하고 있는 수납원을 포함한 1,500여명 해고자 전원의 직접 고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이들의 요구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관계자는 “(을지로위 중재안은) 판결 진행 상황에 따라 수납원을 직접고용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현재 중재안에 대한 조합원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이 중재안 수용의사를 밝히면서, 본사 외부에서 농성자들을 지원하던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100여명 중 50여명은 이날 오후 철수했다. 을지로위원회는 9일 도로공사와 한국노총,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만나 중재안 수용여부를 놓고 논의할 계획이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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