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선당국이 뿌리 깊은 대미추종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북남관계개선은 고사하고 우리 민족이 날로 가중되는 침략전쟁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이 이번엔 매체를 통해 한미 동맹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앞서서는 7개월 만에 재개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미국 측에 책임을 돌렸었다. 실무협상 직후 한미연합군사훈련 등이 “생존권과 발전권을 공공연히 위협”하고 있다고 밝힌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의 성명에 이은 발언이다.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8일 ‘북남합의에 대한 용납 못 할 배신행위’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상전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 동족을 겨냥한 침략 무기들을 대대적으로 구입하려 하는 남조선 당국의 무분별한 처사는 북남합의에 대한 용납 못 할 배신행위”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방미를 계기로 밝힌 미국산 무기구매 계획과 관련해서다.
실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지 “얼마 전 미국을 행각한(방문한) 남조선 집권자가 미국산 무기구매를 강박하는 상전의 요구를 받아 무는 비굴한 추태를 부렸다”며 문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기까지 했다. 매체는 “미국산 무기 구입으로 초래될 것은 북남관계 파탄과 조선반도정세악화이며, 돌이킬 수 없는 후회와 파멸뿐”이라고 엄포까지 놨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언행이 다르면 배척을 받기 마련’ 이라는 논평에서도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을 문제 삼았다. 특히 F-35A 스텔스 전투기 공개를 꼬투리 잡았다. 매체는 “남조선당국의 무모한 북침전쟁연습과 동족대결책동이 오늘의 북남관계 교착상태를 더욱더 위험한 국면으로 떼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군의 날’ 광대극 때는 F-35A 스텔스 전투기들을 띄워놓고 ‘쥐도 새도 모르게 접근하여 정밀타격할 수 있는 전투기’라느니 하는 호전적 망발을 거리낌 없이 내뱉었다”고 맹비난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밝힌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에 대해서도 “조선반도 평화를 유린해온 저들의 범죄적 정체를 가리고 민족분열의 비극적 산물인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를 국제화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수치스러운 외세추종 정책의 산물’ 제하 정세론 해설에서 한미 간 방위비분담금 협상 문제를 다루면서 “미국이 운운하는 남조선과의 동맹이란 저들의 이익 실현을 위한 것일 뿐”이라며 “남조선당국은 수치스러운 친미굴종정책, 어리석고 무분별한 군사적대결야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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