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에 처음 보고된 국내 서식종 청딱지개미반날개
맨손으로 잡지 말고 물리면 흐르는 물로 씻어야
물리면 화상을 입은 것처럼 빨갛게 부어 ‘화상벌레’라고 불리는 청딱지개미반날개가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이미 오래 전 우리나라에 등록된 국내 서식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딱지개미반날개는 지난달 말 전북 완주군의 한 대학 기숙사에서 발견된 뒤 경각심을 일으켰다. 이 곤충에 물리거나 곤충이 피부에 닿으면 마치 화상을 입은 듯 빨갛게 붓고, 심하면 수포가 생겨 일명 ‘화상벌레’로 불렸다. 일부 언론은 청딱지개미반날개가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주로 서식하는 외래종이라고 보도했고, 이에 누리꾼들은 외국인을 통해 유입됐다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청딱지개미반날개는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살던 토종 곤충이었다. 박해철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농업연구사는 8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최근 완주군의 한 대학 기숙사에서 발견된 청딱지개미반날개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기존 국내 (서식)집단의 유전자(DNA) 서열과 변이가 없다”고 밝혔다. 박 연구사는 “이번에 분석한 집단과 인도 지역에 서식하는 청딱지개미반날개 집단과는 1% 이상 차이가 있어 동남아 유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내 서식종이 발견된 것이라고 봐야 더 합당하다”고 말했다.
청딱지개미반날개가 국내에 처음 보고된 건 1938년 일본인에 의해서다. 청딱지개미반날개로 인한 피부 발진 등 질병 기록이 보고된 건 1968년 이후다. 청딱지개미반날개는 습한 지역에 서식하고 강한 빛에 유인되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충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며 모기 살충제 등 일반 살충제로도 방제 효과를 볼 수 있다.
청딱지개미반날개는 몸에서 페더린(Pederin)이라는 독성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액이 피부에 닿으면 약 2시간 후에 피부가 발갛게 되고 통증을 동반한 물집이나 농포(고름집)가 생길 수 있다. 보통 약 2주가 지나면 자연 치유되지만, 증세가 악화할 경우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완주군 보건소에 따르면 항히스타민제 연고 등이 치료에 도움이 되며 찬 물수건으로 찜질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맨손으로 청딱지개미반날개를 잡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완주군 보건소 관계자는 “손 대신 도구를 이용해 잡아야 하며, 물렸을 경우 상처 부위를 만지거나 긁지 말고 흐르는 물에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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