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측 “책임 통감…재발 방지 노력”
“도미노피자에서 소스 위에 주문 내역 영수증을 붙이던데 원래 그런 건가요?”
도미노피자의 한 지점에서 소스를 바른 피자 도우(반죽) 위에 주문 내역이 찍힌 종이를 부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위생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여러 개 올라오면서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위생 문제를 제기한 김모씨는 지난달 말 경기도의 한 도미노피자 지점을 방문해 오픈키친에서 피자를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다 문제의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김씨는 “피자를 기다리던 중 도우 위에 소스를 바르고, 직원이 그 위에 주문서 또는 영수증을 붙이는 걸 봤다”며 “무슨 피자를 만들어야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런 것 같은데, 친환경 영수증인지 긴가민가해 영상을 찍었다”고 글을 올렸다.
영상 속 도미노피자 직원들은 소스를 바른 도우 위에 주문서로 추정되는 종이를 올려둔 채 피자를 만들고 있었다. 영상에 나온 피자는 두 판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수십, 수백개의 피자를 이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르는데, 저희만 알고 끝낼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도미노피자는 물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도 문제제기 했다.
그러나 도미노피자 측이 문제 제기 초반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그는 “사과문을 매장 문 앞에라도 붙여 놓는 게 어떤지 건의하려고 본사 콜센터에 재차 전화했는데, (본사는) 지점장과도 연락을 안 한 상태였다”며 “수 차례 개선 조치를 해야 된다고 말씀 드렸는데 직영점인지, 대리점인지 여부도 파악을 안 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8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처음엔 신고할 생각도 못했는데 영수증에서 비스페놀A가 검출됐다는 기사를 보고 뒤늦게 생각이 나 글을 올리게 됐다”며 “다들 (해당 행동이) 잘못됐다고 해서 고객센터에 문제 제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상을 요구하거나 바란 적도 없다”며 “다른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위생이 안 좋은 피자를 먹었을 것 같아 공익을 위해 얘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도미노피자 측은 7일 밤 뒤늦게 해당 글에 댓글로 사과문을 올렸다. 도미노피자 측은 “본사의 제조 매뉴얼을 정확하게 준수하지 않아 발생하게 된 것으로, 해당 매장에 시정 조치와 함께 위생ㆍ청결 개선을 위한 재교육을 실시했다”며 “본사 차원에서 매장 관리의 부족함에 책임을 통감하며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위생과 청결 교육을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씨에게도 8일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하고, 그가 요구한대로 해당 지점 문 앞에 사과문을 게시하기로 했다. 김씨는 이날 재차 글을 올려 “도미노피자 측에서 해당 문제에 책임을 통감했고, 초동 조치가 미흡한 점, 일 처리가 늦어진 점 등에 제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사과를 했다”고 통화 후기를 전했다.
도미노피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도미노피자 측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확인 결과 그 날만 그런 일이 있었는데, 저희가 봐도 문제가 있다”며 “고객의 불만을 수용해 사과를 드렸고, 재발 방지를 요청하신 점에 대해 교육 등 조치가 취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의 피자를 받은 고객들에게도 다 사과를 드린 걸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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