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송금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업체 ‘비바리퍼블리카’가 SC제일은행과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에 재도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국내 혁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토스가 참여한다면 이달 본격 재개되는 제3인터넷은행 인가전 흥행을 되살릴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SC제일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재도전 여부 자체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제일은행과의 접촉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제일은행 측도 토스와의 제휴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은 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은 금융당국의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앞두고 컨소시엄 구성 조건 등 여러 사안을 두고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0~15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현재 예비인가 참여 의사를 명확히 밝힌 곳은 소상공인 연합체인 ‘소소스마트뱅크’가 유일하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제일은행과 손을 잡으려는 건 약점인 자본안정성 문제를 극복하려는 방책으로 풀이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상반기에 외국계 투자자들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인터넷은행에 도전했지만 자본적정성과 안정성에서 지적을 받으며 탈락했다. 토스뱅크에 투자되는 자본의 상당 부분이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인데, 당국은 RCPS를 투자자가 상환을 요구하면 돌려줘야 해 부채와 다름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만약 토스의 컨소시엄에 자본력을 갖춘 시중은행이 참여한다면 안정성 문제가 해소돼 당국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상반기 인가전에 뛰어들었던 키움증권 하나은행 SK텔레콤 주축의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재도전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하나은행의 모기업인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은 지난 7월 합작사인 핀테크기업에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했다. 하나은행과 SK텔레콤이 빠진다면 키움증권이 그 빈자리를 채울 만한 새 파트너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토스와 전격적으로 손 잡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상반기 인가 신청을 앞두고 토스와 손을 잡았다가 결별했던 신한금융의 참여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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