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을 놓고 제주사회에서 벌어지는 찬ㆍ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제주도가 도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제주도청에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제주도 대상 국정감사에서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은 제2공항과 관련해 “(원희룡 제주지사) 30년 숙원사업이라고 하는데, 과연 누구의 숙원인가”라며 “숙원사업이라고 하면 그 결정권은 도민들이 갖는 게 맞다. 주민투표를 통한 제2공항 갈등에 종지부를 찍는 게 도지사로 할 역할 아니냐”고 지적하면서 주민투표나 공론조사를 통한 갈등해결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도 “최근 제주지역 언론사 두 곳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찬성 도민도, 반대 도민도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제주도의회가 제시한 공론화 과정을 제주도가 불수용한 것은 비민주적인 불통 행정의 전형이다. 도민들의 뜻이 우선이 돼 현 공항을 활용할지, 제2공항을 신설할지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공론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의회는 앞서 지난달 24일 열린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2공항 관련 도민 공론화 등을 요구하는 청원의 건’을 가결 처리했다. 하지만 도는 “현 단계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것은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우려가 있다”며 청원 불수용 의견으로 도의회에 답변서를 제출했다.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도 이날 질의에서 “제2공항과 관련한 도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며 “갈등을 해결하고 공항을 조성하게 되면 차원이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갈등 해결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제주지사는 “수십 차례에 걸친 설명회와 토론회, 공청회, 여론조사, 국책사업 사상 유례가 없는 조사 검증 절차 등을 진행해 제2공항 건설의 필요성에 대해 이미 확인했다”고 공론조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원 지사는 또 “(제2공항을) 반대하는 분들은 토지 수용에 따른 상실감, 소음피해에 대한 반감, 제주의 환경수용 능력을 넘어서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다”며 “국토부의 기본계획 고시 직전까지 주민 열람 및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해 찬ㆍ반을 떠나 도민사회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감이 열린 제주도청 앞에서는 제2공항 건설 반대 단체들과 찬성 단체들이 맞불집회를 벌였다. 양측 주민들은 서로 고성을 지르며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을 빚기도 했다. 또 국회의원들을 태운 버스가 도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반대단체 주민들이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경찰 등과 몸싸움을 벌이던 주민 1명이 버스 바퀴에 깔려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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