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국세수입. 기획재정부 제공

기업들이 지난 8월에 낸 법인세 규모가 지난해보다 6,000억원 줄어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법인세 일부를 미리 내는 ‘중간예납’이 반영된 것인데 올해 기업 이익 감소폭을 고려하면 세수 결손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기업들이 내년에 낼 법인세를 미리 낸 것일 뿐이라 결국 내년 세수가 감소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8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지난 8월 걷힌 법인세는 1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8월(12조5,000억원)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올해 8월까지 누적 법인세는 5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조원)보다 1조3,000억원 걷혔다. 다만 올해 목표 세수(79조3,000억원) 대비 법인세 진도율은 71.1%로 지난해 결산 대비 진도율(77.5%)에 크게 못 미친다.

통상 8월과 9월은 기업들이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실적을 추정해 법인세 일부를 미리 내는 중간예납이 있는 달이다. 기업(12월 결산법인 기준)은 올해 소득에 대해 이듬해 3월 말까지 법인세를 납부하는데, 이 중 일부를 중간예납 형식으로 분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8월 법인세 실적을 통해 내년 3월 걷힐 법인세도 가늠해볼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7.1% 감소하는 등 기업 실적 부진이 깊어지면서 중간예납부터 큰 폭의 ‘세수 펑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공개된 법인세수는 ‘선방’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기업들이 하반기 실적 개선을 낙관하고 있다는 징표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기업들이 중간예납을 할 때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납부액을 추정한 뒤 이를 근거로 예납액을 정할 수도 있지만, 편의상 직전 사업연도 법인세의 절반을 내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만약 후자에 속하는 기업이 많다면 중간예납액은 많아도 결국 실적 부진 탓에 내년 정산액은 줄어드는 ‘조삼모사’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기업들이 올해 실적을 고려해 세금을 계산하지 않고 내년에 내야 할 세금 상당량을 미리 낸 것이라면 법인세수 감소 충격이 내년에 집중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체 국세 수입은 209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7,000억원 감소했다. 8월 한달 기준으로는 지난해보다 2조9,000억원 덜 걷힌 20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지방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부가가치세 감소(2조5,000억원), 근로ㆍ자녀장려금 조기 지급에 따른 조세지출 증가(2조원) 등이 반영된 것이라는 기재부 측 설명이다. 올해 예산 대비 세수 진도율은 71.1%로 지난해 결산 대비 진도율(72.6%)보다 1.5%포인트 낮다.

세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재정지출 규모는 커지면서 8월까지 누적 관리재정수지는 49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가 8월 한 달 동안 1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8월까지 추경 예산 2조5,000억원을 조기 집행하는 등 적극적인 재정 운용에 나선 결과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국채 순발행액, 정부 차입금 등을 뜻하는 국가채무는 8월 말 기준 697조9,000억원으로 한 달 새 5조7,000억원 늘어나며 700조원에 육박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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