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ㆍ반 갈등을 빚고 있는 제주 제2공항 문제와 관련 제2공항 건설 반대 단체들과 찬성 단체들이 8일 오전 국정감사가 열리는 제주도청 주변에서 맞불집회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태운 버스를 반대 단체들이 막아섰고, 주민 1명이 버스 바퀴에 깔려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제주지역 1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와 성산읍제2공항반대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제주도청 정문 앞을 가로막았고, 이어 오전 9시40분쯤 국회의원들이 탑승한 버스가 도청으로 진입하려 하자 이를 막았다. 10여분간 대치 끝에 강원보 제2공항비상도민회의 상임대표가 버스에 올라 주민들의 요구서를 전달한 후 버스가 도청 내로 진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성산읍 주민 1명이 몸싸움을 벌이다 버스 바퀴에 다리가 깔리는 사고가 발생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비상도민회의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제2공항 계획이 발표된 이후 만 4년이 돼가지만 제2공항 계획을 둘러싼 부실과 의혹은 해소되지 않은 채 국토부의 일방통행으로 갈등은 사상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현실은 국회나 중앙정부에 제대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제주도 국정감사는 도민을 외면하는 국토부와 도지사에게 도민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제주도민들은 지난 4년간의 국토부와 제주도의 제2공항 강행에 따른 ‘안하무인 전횡’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또 제주도청 맞은편에서는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가 맞불집회를 갖고 제2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했고, 일부 주민들은 반대단체 주민들과 고성을 지르며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을 빚기도 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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