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후설도 주장
북한이 2일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관련,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구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안보리 집단 움직임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영국, 프랑스, 독일의 안보리 소집 요구는 ‘위험한 시도’이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메시지는 이들 국가가 지금이 어떤 타이밍인지에 관해 깊이 생각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사는 또 “우리는 영국 등의 불순한 움직임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사실은 안다”면서 “안보리에서 우리의 자위적 조치를 이슈로 제기하면 주권을 방어하려는 욕구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미국과 안보리의 모든 움직임을 예리하게 주시하겠다”고 경고했다. 주권 방어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가 미래에 무엇을 할지 주의 깊게 지켜봐 달라”면서 추가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대사의 발언은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됐지만 북미협상 기조는 유지되고 있는 만큼 안보리는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는 취지로 보인다. 단거리미사일보다 훨씬 위협적인 SLBM을 발사한 점을 감안해 향후 예상되는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앞서 3일 북한의 SLBM 시험 발사에 대응해 안보리 비공개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회의는 8일쯤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안보리는 8월 초에도 북한이 잇따라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하자 3국 대사 명의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우려한다”는 공동성명을 냈으나 추가제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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