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2차례로 최다 접촉… 대기업에선 SK가 112회로 가장 많아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8개월간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직원들과 800차례 이상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근무일 기준으로 보면 하루 5회꼴로 접촉한 셈이다. 대기업 중에서는 SK와 접촉이 112회로 가장 잦았다.
7일 국회 정무위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 받은 ‘올해 1~8월 외부인 접촉기록’에 따르면 공정위가 8개월간 가장 많이 만난 법무법인은 김앤장으로 모두 802차례였다. 이 기간 휴일을 뺀 근무일이 166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4.8회 만난 것이다. 김앤장에 이어 △광장(320회) △율촌(294회) △태평양(280회) △세종(213회) △바른(155회) 순으로 만남이 잦았다.
대기업 집단 가운데는 SK가 112회로 가장 빈번했고 △삼성(77회) △LG(69회) △롯데ㆍKT(49회) △CJ(42회) △GS(38회) △아모레퍼시픽(36회) △현대자동차(31회) 순이었다.
이 같은 집계가 가능한 것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외부인과의 만남을 감사담당관에게 보고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접촉 상당수가 자료 제출, 진술 조사, 현장 조사 등 사건 처리 과정에서 있었던 공식 절차와 관련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와 무관한 접촉도 적지 않았다. 올 상반기(1~6월)에 이뤄진 접촉 2,344건 중 68.2%는 진행사건 처리와 관련된 만남이었지만 △사건 이외 업무 관련(12.6%) △안부 인사(10.4%) 강연 등 외부활동(3.5%) 등에 따른 만남도 상당수 있었다.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유일하게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권한(전속고발권)을 가진 공정위가 이해당사자인 대기업과 대기업 사건을 수임하는 대형로펌과 불필요한 접촉을 했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접촉사유를 보면 공정위의 신뢰를 의심할 만한 사례들이 상당수 있고 대면 접촉 시 면담 기록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공정위는 접촉기록의 정확성과 투명성 확보를 통해 도덕적 신뢰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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