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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냐 지방이냐…중국-대만 ‘위키피디아 편집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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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냐 지방이냐…중국-대만 ‘위키피디아 편집 전쟁’

입력
2019.10.07 17:16
수정
2019.10.07 17:40
0 0
위키피디아. BBC캡처
위키피디아. BBC캡처

‘동아시아의 국가’냐, ‘중국에 속한 지방’이냐.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 이 질문을 두고 ‘편집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이들과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이들이 위키피디아 페이지에서 대만에 대한 설명을 계속해서 수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 시위를 두고는 집회 참가자가 ‘시위대’냐 ‘폭도’냐를 두고 하루 동안에만 65번의 수정이 이뤄졌다. 센카쿠 열도〔尖閣列島, 중국명은 댜오위다오(釣魚島), 대만명은 댜오위타이(釣魚臺)〕 역시 영어 버전에는 ‘동아시아의 군도’로 표기되어 있지만, 중국어 버전에는 올해 초 ‘중국의 고유 영토’라는 설명이 추가되었다. 톈안먼(天安門) 사태, 달라이 라마 등에 대한 설명에서는 최근 중국 입장이 반영된 설명이 다수 추가되었다고 BBC는 보도했다.

2001년 설립된 위키피디아는 사용자 참여 백과사전을 표방하며 누구나 정보를 작성하고 수정·편집할 수 있도록 했다. 때문에 설립 이후 줄곧 악의적 편집이나 부정확한 내용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BBC는 “위키피디아가 (중국) 정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대만 위키피디아 사용자의 말을 전하며 최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자체 분석으로 정치적 문제에 대한 1,600여개의 ‘편향된 편집’을 발견했다면서 누가, 왜 이를 했는지 분명치 않지만 자연적이거나 무작위로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홍콩 대학 롯만 추이 교수는 이에 대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애국심 넘치는 중국인들의 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도 “(이러한 시각은) 더 구조적인 협동 전략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관료사회와 학계의 움직임도 소개했다. 중국 학자 리 하오간과 빈팅 웽은 올해 사회과학 학술지(Journal of Social Sciences)에 실린 논문에서 “위키피디아는 해외 미디어 영향으로 반(反)중국 편향적인 정보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면서 “사회주의적 가치를 표방하는 영향력 있는 (위키피디아) 편집자들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만 위키피디아 편집자들은 물리적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살해 협박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를 소개했다. BBC는 또 이 같은 움직임이 중국이나 위키피디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온라인 플랫폼이 전 세계적으로 ‘프로파간다의 장’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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