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교통공사 9호선 운영부문 노동조합이 7일 오전 5시 30분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우려했던 ‘출근대란’은 없었지만, 노사 간 의견 차이는 좀처럼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간회사인 ‘서울시메트로 9호선’이 운영하는 개화~신논현(1단계) 구간과는 다르게 언주역~중앙보훈병원역(2·3단계) 구간은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고 있다. 교통공사는 본래 산하에 자회사를 두고 9호선 위탁구간을 운영했지만 지난해부터 직영 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직영 전환 이후에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운영해 사실상 다른 회사 직원 취급을 받았다.
이에 노조는 현재의 위탁 운영 체제를 폐지하고 9호선도 1~8호선처럼 교통공사가 직영할 것과 함께 공사 직원과 같은 호봉제 도입, 근무환경 개선 및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서울시청 동편 인도에서 연 파업 출정식에서 “1인 근무가 만연한 상황 속에서 전문성이 결여되고 안전 관리 체계가 불안정해졌다”며 “이같은 문제는 서울시가 공공 시설을 민간에 위탁했기 때문인 만큼 서울시가 앞장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내년 8월 교통공사의 위탁계약이 종료되는 것을 두고 “민간에 운영권이 넘어가거나 초국적 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을 염려하기도 했다.
교통공사는 "노측이 주장하는 민간위탁 운영방식 폐지 등은 단체 교섭에 해당되지 않은 사항으로, 내년 8월까지 협약기간이기 때문에 현재 논의될 사안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노사는 이미 지난 5월부터 15차례의 교섭을 이어왔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9일까지 예정된 이번 파업에는 9호선 언주역~중앙보훈병원역 구간 근무자 250명 중 120여명이 참여하며 협상에 진척이 없을 경우 16~18일 추가 파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한 상태다. 노조가 "민간위탁을 청산하고 안전인력을 충원해주지 않으면 2·3차 파업도 각오하고 있다"고 선언한 만큼 이후 추가 파업도 가능하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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