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상 면세점과 카지노 매출액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제주관광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음식점과 숙박업 등 내국인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업종들은 오히려 수입이 감소하는 등 관광수입 증가에 따른 도민 체감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2018년 제주관광 수입은 내국인 관광시장 4조300억원, 외국인 관광시장 2조50,90억원 등 모두 6조5,39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17년 5조7,000억원보다 8,390억원(14.7%) 증가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소매업 2조9,300억원, 예술ㆍ스포츠ㆍ여가업 9,620억원, 음식점업 8,190억원, 숙박업 7,490억원, 운수업 6,190억원 등 순이다.
이처럼 지난해 관광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은 외국인 관광수입이 전년대비 66.4%나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수입은 주로 면세점이 포함된 소매업에서 6,100억원(전년 대비 54.8%), 카지노업이 포함된 예술ㆍ스포츠ㆍ여가업에서 3,600억원(전년 대비 184.6%) 각각 증가했다.
제주관광공사는 “2018년 제주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가 122만명으로 전년 123만명 대비 비슷한 수준이었음에도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의 구매액이 증가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랜딩카지노의 매출액이 크게 늘어 외국인 관광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www.tour.go.kr) 관광산업통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카지노 산업 총 매출액은 2017년 1,790억원에서 2018년 5,110억원으로 3,320억원(전년 대비 185.5%) 증가했다. 이 중 랜딩카지노의 매출액은 2017년 170억원에서 2018년 3,850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내국인 관광수입은 전년 대비 3.4%(1,440억원) 감소했다. 이는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수가 2017년 1,352만명에서 2018년 1,309만명으로, 43만명(3.3%)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업종별 내국인 관광수입 감소액을 보면 소매업 380억원(3.1%), 숙박업 220억원(3.2%), 음식점업 350억원(4.3%), 운수업 210억원(3.9%), 예술ㆍ스포츠ㆍ여가업 260억원(6.0%) 등 모든 업종에서 수입이 줄었다.
결국 외국인 대상 면세점과 카지노의 매출 급증이 전체 관광수입을 끌어올렸지만, 이들 업종은 실질적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아 관광수입 증가에 따른 도민 체감도가 높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관광 수입은 앞서 2014년까지 관광객 실태조사의 1인당 지출비용에 근거한 지출접근법으로 추계됐지만, 2015년부터는 사업체 통계조사 보고서와 신용카드 통계자료 등 기초자료에 근거한 생산접근법으로 추계되고 있다.
고선영 제주관광공사 연구조사센터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지출 행태가 쇼핑과 카지노에 집중되면서 외국인 관광수입이 크게 늘었다”며 “다른 업종으로의 소비가 확대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함께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정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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