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어업 단속선과 북한의 어선이 7일 오전 동해상에서 충돌해 북한 승무원 20여명이 바다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오후 1시 현재 10여명을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해상보안청과 수산청은 이날 오전 9시7분쯤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 북서쪽 350㎞ 지점의 해상에서 수산청의 어업 단속선 ‘오쿠니’호와 북한의 대형 어선이 충돌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북한 어선에 타고 있던 승무원 20여명이 바다로 뛰어들었고 어선은 침몰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의 어업 단속선은 북한 승무원에 대한 구조 작업을 벌여 10여명을 구출했다. 일본 어업 단속선에서는 부상자나 바다에 추락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사고 발생 후인 오전 10시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설치해 대응에 나섰고, 해상보안청은 구조 활동을 위해 현장에 순시선과 항공기 등을 현장에 출동시켜 자세한 정보를 확인 중에 있다.
사고 지점은 대화퇴(大和堆) 인근 해역으로 오징어, 게 등 수산자원이 풍부해 북한 어선의 조업이 반복되고 있는 곳이다. 일본은 대화퇴 어장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일부는 한일 공동관리수역에 속해 있다. 올 8월에는 이 인근에서 경계 활동을 벌이던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북한 해군으로 보이는 깃발을 내건 고속정이 30m 가까이 접근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북한 고속정은 소총으로 무장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수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 5일 기준 대화퇴 어장에서 불법 조업 중인 북한 선박 등 498척에 대한 퇴거를 경고했고 이 중 121척에 물대포로 대응했다. 이 지역에서의 불법 조업을 벌인 선박은 2016년 3,681척, 2017년 5,191척, 지난해 5,315척으로 매년 증가하면서 일본이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구와바라 사토시(桑原智) 해상보안청 자원관리부 어업단속과장은 기자회견에서 “통상 불법조업 중인 어선에 대해서는 물대포로 대응하거나 전광표지판 등으로 알려 단속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어선에 대해 퇴거 경고를 실시하던 중에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어선의 활동이) 어업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해상보안청은 사고 전체 상황 등을 검토 중으로 부상자 등에 대해선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구조한 승무원들은 일단 일본 내 관련 시설로 이송해 자세한 사정 청취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NHK는 전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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