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ㆍ지자체 등 조형미 활용 정체성 확인, 지역상품 홍보 등에 사용
한글이 가진 조형미를 개성있게 표현한 한글 글자체 디자인 출원이 늘고 있다.
7일 특허청에 따르면 훈민정음 반포 573돌을 맞아 한글 글자체 디자인 출원 동원을 분석한 결과, 한글 글자체를 디자인 권리로 보호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852건이 출원돼 584건이 등록됐다.
2005년 도입 첫해 6건에 불과했던 출원건수가 해가 갈수록 증가하여 지금까지 연평균 57건이 출원되고 있다. 영문과 숫자 글자체가 같은 기간 각각 연평균 37건, 27건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한글 글자체의 개발과 출원이 증가하는 것은 기업과 기관,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전용 글자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또 글꼴이나 글자체는 공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사회적인 인식이 전환되 것과 함께 개인이 글자체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이 확충된 것도 이유로 분석된다.
한글 글자체의 개발과 보급 확대는 한글이 읽고 쓰는 문자로써의 정보전달 수준을 넘어 미적ㆍ조형적 가치를 내재한 디자인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과 기업브랜드 이미지 제고, 지자체 홍보 등으로까지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GS칼텍스의 경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안중근, 김구 등 독립운동가들의 필적을 재구성한 ‘독립서체’를 제작, 보급하여 국민적 호응을 얻고 있다. CJ제일제당과 하림은 식품의 특성을 손글씨로 표현한 ‘CJ손맛체’와 ‘하림신선체’를 개발하여 자사 제품의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과 남산의 이름을 붙인 ‘서울서체’를 개발하여 도로와 지하철역 표지판, 주민센터 현판 등에 사용하고 있으며, 제주도는 화산섬과 현무암의 질감을 표현한 ‘제주서체’를 통해 제주만의 문화적 고유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성관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기업체는 정체성 강화와 이미지 통합을 위해, 지자체는 지역상품 및 관광콘텐츠 등 지역브랜드 홍보를 위해 한글이 가진 조형적 특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하고 개성있는 한글 글자체 디자인 출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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