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의 영향력이 중동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가수들의 음악과 무대가 전 세계 대중을 사로잡는 건 더 이상 옛말이 아니다. 이제는 그 영역이 보다 넓어지고 있다. 팝의 본고장이라는 미국과 영국은 물론, 중동에서도 K-POP이 그 위상을 드러내고 있다. 대규모 단독 공연을 펼치는 방탄소년단과 슈퍼주니어는 물론, 비아이지와 써드아이 등 K-POP 신예들 또한 중동 시장에서 가치를 키우는 중이다.
중동에서 K-POP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2016년 CJ ENM의 'KCON 아부다비'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의 'SM타운 라이브 in 두바이'가 성황리에 열려 화제를 모았다.
올해는 더욱 많은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슈퍼주니어는 지난 7월 아시아 가수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단독 콘서트 '슈퍼쇼 7S'를 개최했고, 현지의 '제다 시즌 페스티벌' 무대에서도 유닛 공연을 선보였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12일 해외 가수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타디움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펼치며, V LIVE를 통해 이 공연을 전 세계에 생중계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K-POP과 중동 시장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기획사 제이더블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아랍에미리트의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 NUCLEUS ENTERPRISE LLC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아랍에미리트와 이집트 현지에 'K 컬처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역시 최근 중동 지역 젊은 소비층 사이 한류 콘텐츠의 큰 인기가 있어 가능했다.
슈퍼주니어와 방탄소년단의 공연과 기획사 간 MOU 등 중동 시장에서 K-POP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됐다. 이에 중동 시장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아이돌 스타들도 있다.
비아이지는 '라비자프(La Bezzaf)', '쓰리다캇(3Daqat)', '말림(LM3ALLEM)', '보쉬르 키르(Boshret Kheir)' 등 아랍권 국가의 유명 곡을 아랍어 그대로 커버한 영상을 게재해 현지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청와대에서 진행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 공식 오찬에 초대되기도 했고, 오는 11월에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단독 콘서트도 진행한다.
이 같은 아랍권 공략 및 현지에서의 러브콜에 대해 비아이지는 소속사를 통해 본지에 "우연한 계기로 KBS월드 아랍 라디오에 나가면서 아랍어 커버곡을 준비하게 됐다. 그때부터 평소에 많은 사랑을 주셨던 아랍 팬 분들을 위해 선물로 아랍곡을 꾸준히 커버해나가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생각 외로 정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놀라기도 했고 감사했다. 아직 직접 찾아가지 못했지만 아랍 분들께서 많은 지지와 응원의 글, 댓글, 반응들을 보내주신다. 곧 있을 아부다비 공연이 굉장히 기대된다"는 특별한 소감을 전했다.
같은 소속사의 써드아이 또한 아랍권에서 한류를 이끌고 있다. 써드아이는 '타지(Taj)', '슬레이(Slay)' 등 모로코 가수의 노래들을 안무와 함께 커버한 영상으로 해외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해당 커버 영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강렬한 퍼포먼스는 물론, 아랍어 레슨과 녹음까지 진행했다는 비화가 알려져 써드아이는 글로벌 팬들의 호감을 얻는 중이다.
이에 대해 써드아이 또한 "각국에서 해외곡 커버 영상에 관심을 가져주시면서 저희의 새 앨범 'OOMM'도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영어부터 아랍어까지 각국 언어로 된 댓글이 신기하고 감사하다. 저희를 보러 멀리서 한국까지 오신 팬 분들이 계시는데, 너무 감동받아서 다음번에는 저희가 해외 투어로 멋진 무대도 보여드리고 소통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비아이지와 써드아이의 적극적인 행보 및 콘텐츠는 K-POP의 더 넓은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모든 해외 시장 진출의 기본은 현지 문화의 이해에 있다. 현지의 젊은 소비층을 타깃층으로 한 콘텐츠가 기대 만큼의 큰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K-POP이 중동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예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합동 콘서트에 이어 방탄소년단과 슈퍼주니어가 대규모 단독 공연이라는 물꼬를 텄고, 비아이지와 써드아이는 적극적인 소통으로 글로벌한 존재감을 입증했다. K-POP이 추후 더 다양한 방식으로 중동 시장을 매료시킬 가능성도 높다. 이에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중동 시장에서 한국 가수들의 음악과 무대가 또 하나의 영역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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