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들이 여행사, 가이드에게 해외여행객 유치를 대가로 과다한 리베이트(송객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내면세점 간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국내 관광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관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송객수수료 지급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시내 면세점이 송객수수료로 지급한 액수는 1조3,181억원으로 집계됐다. 시내면세점의 송객수수료 지출은 2015년 5,630억원, 2016년 9,672억원에서 2017년 1조1,481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6,514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시내면세점 매출액은 2015년 6조1,834억원에서 지난해 15조3,521억원으로 2.5배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에 비례해 수수료 규모도 커진 셈이다. 시내면세점 매출액 대비 송객수수료 비중은 매년 8.6~10.9%에 달한다.
특히 대기업 면세점의 출혈경쟁이 컸다. 대기업 면세점의 매출액은 2015년 5조8,263억원에서 지난해 14조8,885억원으로 156% 증가했는데, 이 기간 송객수수료도 151%(5,094억원→1조2,767억원) 늘어났다. 반면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은 매출액이 2015년 3,571억원에서 지난해 4,636억원으로 29.8% 증가할 동안 송객수수료는 536억원에서 414억원으로 22.8% 줄었다.
면세점 간 고객 유치를 위한 리베이트 지출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여행사와 가이드에 대한 수수료 지급이 급증했고, 결국 국내를 찾는 해외 여행객들의 바가지 쇼핑을 강요하는 저가 관광상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내 관광산업의 국제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면세점 간 리베이트 지출 경쟁이 심화되면서 면세점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면세점 업계에서도 송객수수료 문제 개선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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