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제역은 일반인 출입금지… SNS로 과태료 사례 늘어
철길과 좁은 터널 너머로 보이는 북한산이 어우러지는 풍경. 인생사진의 명소로 알려진 경기 고양시 ‘벽제터널’이 바로 그곳이다.
하지만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곳에서 연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던 김모(32)씨는 ‘선로무단침입’을 이유로 과태료 25만원을 물어야 했다. 김씨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방문객도 많아 줄을 서서 사진을 촬영했을 정도로 붐비는 장소였는데, 출입하면 안 되는 곳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김씨처럼 인생사진을 위해 벽제터널을 찾았다가 과태료를 내는 사례가 올해 들어 부쩍 늘고 있다. 7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벽제터널 선로무단침입으로 과태료를 문 건수는 올해에만 11건에 달한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단 한 건의 과태료 부과도 없었으나, 올해부터 국민신문고 등에 관련 사진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한국철도공사가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선로 및 철도시설 안에 철도공사의 승낙 없이 통행하거나 출입하는 경우 철도안전법 제48조 및 제81조에 의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부터 벽제역 인근에 통행금지를 알리는 경고문을 설치했다. 그러나 지난 수 년 동안 출입을 금지하는 경고표지판 등 관련한 행정 조치가 없었던 만큼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벽제터널의 철로는 폐선부지가 아니라 간혹 비정기적으로 운행을 하는 지역”이라며 “선로뿐 아니라 인접부지에 들어가는 것도 불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온라인이나 SNS에 올렸던 사진으로도 신고가 가능하니 기존에 찍었던 사진이라도 삭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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