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의회의 탄핵 조사를 낳은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정보당국 소속 내부고발자가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초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입증하는 ‘직접적 정보’도 보유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탄핵 위기에 몰려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추가 타격을 받을 공산도 커 보인다.
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내부고발자의 변호인인 앤드루 바카즈 변호사는 이날 트위터에 “내 회사와 나의 팀이 정보기관 감찰관실에서 이뤄진 지난 8월 12일의 폭로와 관련해 여러 내부고발자를 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WP는 공동 변호인인 마크 자이드도 두 번째 내부고발자를 대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두 번째 내부고발자와 관련, 이 매체는 “최초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직접적 정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고발자의 주장에 대해 “모두 다른 당국자들한테서 건네 들은 간접적 정보”라면서 반박해 왔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4일 두 번째 내부고발자가 존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익명의 복수 소식통을 인용한 NYT는 정보기관에서 근무 중인 당국자가 고발장을 내고 의회 증언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날 WP 등 미 언론들이 보도한 인물과 NYT가 소개한 인물이 동일 인물인지는 확실치 않다. WP가 전한 두 번째 내부고발자의 경우, 정보기관 감찰관실에 관련 내용을 알렸으나 고발장을 제출하진 않았다고 자이드 변호사는 말했다.
두 번째 내부고발자의 등장에 트럼프 대통령도 바짝 경계하는 눈치다. 그는 전날 밤 트위터에 “또 다른 내부고발자가 딥 스테이트에서 오고 있고, 역시 간접 정보를 갖고 있다. 그들(내부고발자들)이 계속 오게 하라!”는 역공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쓰는 표현인 ‘딥 스테이트(Deep State)’는 국가 정책과 정치를 왜곡하려고 막후에서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숨은 기득권을 뜻하는 말이다. 두 번째 내부고발자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사전 공격을 가한 것이지만,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방증한 셈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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