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바탕으로 ‘신상털이’…외모비하에 무분별 의혹제기까지
법조계 “법치에 영향, 인신공격 지양해야…수사 흠집내기 의도”

조국(54)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투입됐던 검사 3명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김모(46) 검사가 가짜뉴스로 사이버 테러를 받고 있다.
6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조국 장관 자택 압수수색 담당 검사 김ㅇㅇ’라는 글귀와 함께 김 검사의 사진이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쓰러진 아내를 좀 배려해달라는 조 장관의 전화통화에 압박을 느꼈다는 그 XX”이라며 김 검사의 나이, 출신, 학력, 이력 등 신상정보를 게재했다. 그러나 실제 압수수색 당시 조 장관과 통화한 검사는 이모(45) 부부장 검사로 파악됐다.
이 누리꾼들은 김 검사의 외사부 이력을 들어 “감히 피의사실조차 없는 법무부 장관 집을 유례없이 11시간이나 압수수색하면서 명품 가방과 옷을 뒤져 정 교수는 충격을 받아 쓰러졌다”며 검찰의 압수수색이 ‘망신주기’를 위한 것이라 주장했다. 일부는 김 검사의 배우자 사진까지 찾아내 그의 신상정보를 올리는가 하면, 김 검사의 외모를 “얼굴이 반정부 시위를 할 만하게 생겼다”며 비하하고 공개적으로 검찰 비판 발언을 이어온 임은정(45) 울산지검 부장검사와 비교하기도 했다.

아울러 ‘압수수색 수사팀이 조 장관의 가족들 앞에서 짜장면을 먹었다’는 허위정보를 기반으로 “법무부 장관 집에서 짜장면 시켜먹은 그날 그 검사, 짜장면도 잘 먹게 생겼고 맷집도 좋게 생겼다”라고 조롱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앞서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은 ‘계속 수색하면 우리도 점심을 먹을 수 없으니 같이 시키자’는 조 장관 가족의 제안으로 함께 한식을 주문한 것으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명확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누리꾼들도 나타났다. 김 검사가 ‘벤츠 여검사’로 알려진 이모(44) 전 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이유로 “동기에게 청탁한 메시지가 있던데 충분히 조사 받았는지 궁금하다”고 묻거나, ‘표창장 위조 혐의’를 둘러싼 최성해(66) 동양대 총장과 최교일(57)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전 논의 의혹과 관련해 “최 의원이 검사장일 때 김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파격배치 됐다”며 연관성을 찾는 식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무분별한 비방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그간 영장전담 판사의 경우에도 갈수록 허위사실 유포와 비난이 심해져 왔는데, 공무원이 본연의 일을 한 것으로 인신공격을 받는다면 법치가 영향을 안 받을 수 있겠나”라며 “조 장관 수사의 반대급부가 검찰개혁으로 인식되면서 지지세력 등이 검찰 측 이야기를 불신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고 봤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사나 판사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은 수사나 재판의 독립성에 중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며 “검사장이나 차장검사도 아닌 평검사를 특히 여성인 점을 이용해 공격하는 것은 악의적”이라 비판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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