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5경기에서 1무 4패로 최하위를 달렸던 포항이 기어코 5위까지 올라서면서 파이널A(1~6위)에 진출했다. 자칫 파이널B(7~12위)로 떨어질 뻔 했던 후반 추가시간 2분, 이광혁(24)의 극적인 역전 결승골이 터진 순간 1만4,769명의 관중이 모인 포항 스틸야드는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전반기 최순호 전 감독이 성적 부진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부임해 ‘매직’을 펼친 포항 레전드 김기동 감독의 시선은 이제 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향한다.
포항은 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2019 33라운드에서 선두 울산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고 5위로 올라섰다. 파이널 라운드 직전 마지막 라운드라 오후 2시에 일제히 열렸는데, 6위를 달리던 포항과 7위를 달렸던 상주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후반 추가시간 나란히 극적인 역전 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거뒀다. 결국 마지막 남은 파이널A 진출권은 승점에서 앞서있던 포항이 가져갔다.
이날 ‘동해안 더비’를 앞둔 스틸야드는 그야말로 전쟁을 앞둔 분위기였다. 약 2,000명의 해병대원들이 경기장을 찾아 일사불란하게 ‘팔각모 사나이’ 등 군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김기동 감독을 포함한 선수들 모두 전쟁에 임하는 각오로 경기장에 들어섰다고 한다. 그러나 선제골은 선두 수성을 노리는 울산이 먼저 터뜨렸다. 후반 5분 김태환(30)이 페널티박스 내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 망을 갈랐다. 포항은 후반 41분 팔로세비치(26)의 동점골로 역전 발판을 마련했다. 같은 시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강원을 상대하던 상주는 전반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2분 박용지(27)가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승리의지를 불태웠다. 포항이 울산에 지고 상주가 강원을 꺾으면 다득점에서 크게 앞선 상주가 파이널A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포항과 상주의 운명은 후반 추가시간에 갈렸다. 포항은 후반 추가시간 2분 이광혁이, 상주는 후반 추가시간 4분 김진혁이 나란히 팀의 역전 골을 터뜨렸다. 결과를 떠나 영화 같은 승부에 두 구장 관중들은 각자의 팀이 우승이나 한 듯 뜨겁게 환호했다.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대결인 ‘슈퍼매치’에선 서울이 수원에 2-1 승리를 거두고 수원전 무패 행진을 16경기로 늘렸다. 89번째 슈퍼매치에서 서울은 전반 16분 박주영(34)의 페널티 킥 골로 앞섰고, 후반 9분 이명주(29)가 추가골을 넣으며 승기를 잡았다. 수원은 후반 15분 염기훈(36)이 왼발 프리킥 골로 추격했지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덴 실패했다. 한편 파이널 라운드 직전까지 명승부가 펼쳐진 K리그는 실관중 집계 이후 처음으로 시즌 200만(1ㆍ2부 합산) 관중을 돌파했다.
수원=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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