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의 최고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눈물겨운 가운데, 롯데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채널을 통합한 롯데쇼핑이 아예 젊은 2030세대 직원들이 선배들을 가르치는 ‘역(易) 멘토링 제도’로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이 회사는 10년 후인 2030년 핵심 고객인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역 멘토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젊은 후배 사원들이 선배 사원들에게 최신 이슈와 트렌드 등 ‘젊은 문화’를 전수해 멘토 역할을 수행하는 실험. 이를 통해 미래의 핵심 고객층인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상품과 공간을 직접 경험, 현업에 적용시켜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포부가 숨어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밀레니얼 트랜드 테이블(MTT, Millennials Trend Table)’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주력인 만 24~39세 사이의 12명 임직원을 연구원으로 선발하고, 3개월간 경영진에게 젊은 문화를 전수하는 멘토 역할을 수행하는 제도다.
선발된 인원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2030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핫 플레이스’를 직접 방문하고 있다. 프로젝트빔을 활용해 인테리어를 한 이태원 맥주집이나 옛날 감성을 그대로 살린 익선동 오락실 등을 둘러보고 현업 부서에 아이디어를 제안해 젊은 고객들이 좋아하는 매장으로 만드는데 적용하는 식이다.
MTT의 아이디어는 실제 사업으로도 이어진다. MTT는 지난 7월 로봇이 서빙하는 식당과 같이 비일상적이지만 독특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을 포착했다. 이후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명동점 각 층에 장인의 작업실을 연상시키는 공간을 조성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적용을 구현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부터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의 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사전 설문조사를 통해 관심 분야가 같은 임원 1명과 신입사원 3명을 3개월간 매칭해 익선동이나 송리단길 등 밀레니얼 세대가 좋아하는 먹거리와 맛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함께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임원과 신입사원이 함께 쇼핑하는 영상을 촬영해 ‘1일 인플루언서’를 경험하는 등 미래 디지털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가영 롯데백화점 기획전략본부 리테일연구소 팀장은 “지난 6개월 간의 활동으로 조직 내에서 밀레니얼들은 다른 의견을 가질 수도 있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트렌드를 경영진은 물론 사내 전체에 공유하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해 혁신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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