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사전집회가 열리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3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및 범보수단체, 기독교단체 회원 들이 주최한 집회 모습. 연합뉴스 뉴시스

지난 주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각각 열린 보수 진영의 조국 반대 집회와 진보 진영의 검찰 개혁 집회가 큰 사고없이 끝났다. 일부 불상사도 있었지만 경쟁적 열기와 흥분 속에서도 질서와 절제를 잃지 않은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잘 대변한다. 문제는 사상 최대의 두 집회에서 표출된 갈등 을 조정하고 해소해야 할 정치권이 되레 진영 논리와 패거리 의식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삼고있다는 점이다. 대통령부터 여야 지도부까지 지지층 결집에 급급해 분열의 언어를 남발하는 일은 삼가고 ‘조국 사태’의 출구를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를 통해 제기된 우리 사회의 당면 의제는 공정과 정의의 실현, 검찰권의 과잉과 남용 견제로 압축된다. 더불어 두 의제는 대립적 진영의 세 과시나 대결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 또 두 의제가 동전의 앞뒷면처럼 얽혀 있어 상호 입장을 존중해야 풀 수 있다는 사실도 분명해졌다. 이제는 정치의 시간이자 청와대와 국회의 시간이다. 무엇보다 “우리쪽 집회는 무겁고 저쪽 집회는 가볍다”거나 ‘우리쪽 의제가 먼저고 저쪽 의제는 그 다음”이라는 아전인수식 편견과 독선부터 걷어내야 한다.

그래서 청와대의 메시지가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말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의 행사와 검찰 개혁을 지시한 이후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취임사에서 ‘진정한 국민통합’을 약속한 문 대통령이라면 취임 2년여만에 나라가 두쪽 난 이 상황을 책임있게 설명하고, 내 편 네 편을 모두 설득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예외가 아니다. 여당이 국론분열 상황을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야당도 헌정 중단을 불사하는 ‘닥치고 공격’으로 일관해선 안 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주말 분열과 선동의 정치를 경고하며 “국회가 불타지 않으려면 이젠 답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의장 등 정치 원로들도 “제도권 정치의 파산과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를 막으려면 정치지도자가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통합 메시지의 시작은 오늘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문 대통령 몫이다. 정당 지도자들이 그 뒤를 이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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