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살처분 15만두 육박, 경기 사육량의 6.6%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달 17일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살처분 돼지 규모가 15만두에 육박했다. 경기 포천시와 충남 보령시 양돈농장에서는 6일 의심신고가 접수됐지만 모두 음성으로 나타나 방역당국이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로써 3일 이후 추가 돼지열병 확진 사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경기 포천시 관인면과 충남 보령시 천북면의 한 농장에서 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접수됐지만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충남 보령에서는 해당 농장주가 비육돈 7두가 폐사하는 이상증상을 확인해 충남 동물위생시험소에 신고했고, 경기 포천에서도 농장주가 예비 모돈 2두가 폐사해 포천시에 신고했다.
농식품부는 신고 접수 직후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사람, 가축 및 차량 등에 대한 이동통제, 소독 등 긴급 방역 조치에 들어갔고 이후 정밀검사를 실시,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일 기준으로 지난달 17일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에서 처음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 3일 김포시 통진읍에서 확인된 이후 추가 발생은 없는 상태다.
의심신고 2건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것은 다행이지만 전문가들은 농가들의 적극적인 신고 체제가 구축된 점이 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김준영 대한수의사회 부회장은 “일반적으로 하루에 폐사하는 돼지는 농가별로 몇 두씩 나오긴 한다”며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농장주들이 의심사례를 숨겨 확산된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농가에서 경각심을 가지고 의심신고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점도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돼지열병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5일 기준 경기 지역 90호 농가의 돼지 14만4,256두에 대해 살처분 조치를 취했다. 지금까지 살처분된 돼지는 경기 지역 전체 사육두수(약 220만두)의 6.6%에 달한다. 아울러 파주ㆍ김포 내 모든 돼지를 없애는 특단의 조치도 실시 중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발생지역 주변인 고양, 양주, 포천, 동두천, 철원도 현재보다 더 강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발병 지역 주변에서도 ‘정부의 돼지 수매 후 도축’ 방식의 확산 방지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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