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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실무협상 결렬, 대화 동력 살려 비핵화 타협점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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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실무협상 결렬, 대화 동력 살려 비핵화 타협점 찾아야

입력
2019.10.07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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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재개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직후 북측 대표인 김명길 순회대사가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스톡홀름=박지연 기자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재개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직후 북측 대표인 김명길 순회대사가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스톡홀름=박지연 기자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재개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됐다. 북측 대표인 김명길 순회대사는 회담 직후 성명을 통해 “협상 결렬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며 “우리는 미국 측이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다”며 “북한 대표단의 논평은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접근을 주장한 반면, 미국은 큰 틀에서 비핵화 전체 경로를 합의한 뒤 거기에 이르는 단계를 구체화하자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의 회담 결렬 책임 공방은 비핵화 해법을 둘러싼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도 험로가 예상된다.

7개월만에 어렵게 마련된 실무협상이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렬된 건 안타깝지만 실망은 아직 이르다. 북한은 “조선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불변”이라고 밝혀 협상 재개 의지를 남겼다. 미국도 “70년 간 이어져온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적대의 유산을 단 한 차례의 과정을 통해 극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미국은 2주 뒤 재협상을 해보라는 스웨덴 정부의 제안도 수락했다. 양국 모두 대화 중단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만큼 재협상 일정이 다시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상 결렬은 양국의 비핵화 입장 차이 좁히기가 그만큼 어려운 과제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당분간 북한의 압박용 도발이 더 빈번해질 우려도 있다. 그러나 위기와 진통 없이 70년 적대 관계가 풀리길 기대하는 것은 과욕이다. 북미가 협상과 대화로 비핵화 해법을 찾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북한은 올해 말까지를 시한으로 정했고, 미국은 이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연내 실무협상을 통해 미국의 ‘선 포괄적 합의’와 북한의 ‘단계적 합의’ 입장 간에 접점을 찾아야 한다. 양국이 오랜 시간 인내해 온 만큼 한 발씩 양보해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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