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경제 4단체 오찬간담회에서 유연 근로제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고 요청했다. 또 산업계에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대비 생산성이 낮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일 경총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산업공단 가동률이 떨어지고, 기업 사기가 많이 저하된 상황에서 해외투자만 늘면서 기업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는 미중 무역 갈등 등에 따른 대외 요인도 있으나, 여러 가지 대내적 요인들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유연한 근로제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사합의로 국회에 가 있는 탄력근로(시간)제도뿐만 아니라 선택적(시간)근로제, 재량근로(시간)제 등도 국회에서 입법과정에서 반영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상황을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했다.
손 회장은 ‘게임’업계를 예로 들며 상황에 따라 집중 근무가 필요한 특정 산업에 대한 유연한 근로제 도입 필요성을 문 대통령에게 강조했다. 그는 “현재 유연 근로제는 단위 기간이 3개월로 짧고 도입요건이 까다로워 기업이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게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관련 내용을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답변을 전했다.
손 회장은 국내 산업계의 ‘고임금ㆍ저생산’이라는 비효율적 구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졸 초봉이 월 400만원 수준에 달하고,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너무 높게 상승해 대기업도 서비스 업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소기업 등은 더욱 어려움이 심하다”면서 “근로시간 단축으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내년부터 300~50인 기업도 포함되므로 걱정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국가 안보에서 한일 관계에 대한 재고를 부탁했다. 최근 양국은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시작으로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정치적인 문제로 까지 퍼져나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까지 들어간 상태다.
손 회장은 “최근 한일 경제인 간 교류가 있었고, 협력 필요성에 대한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과 일본 기업 간 교류는 적극 이어질 것이므로, 양국 정부가 교섭을 잘 진행해 주기를 바라며, 한국과 일본이 동북아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생각하여 일본도 국가 안보에 큰 협조가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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