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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멧돼지 차단’ DMZ에 헬기 방역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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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멧돼지 차단’ DMZ에 헬기 방역작업

입력
2019.10.04 17:54
수정
2019.10.04 19: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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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서 돼지열병 의심 신고

지난달 26일 오후 강원 춘천시 한 양돈 농장에서 돼지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고 있다. 해당 사진은 차단 방역선 밖에서 망원 렌즈로 촬영했다. 춘천=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오후 강원 춘천시 한 양돈 농장에서 돼지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고 있다. 해당 사진은 차단 방역선 밖에서 망원 렌즈로 촬영했다. 춘천=연합뉴스

인천 강화군 백령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4일 접수됐다. 백령도는 내륙에서 멀리 떨어져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섬이어서 정밀검사 결과 돼지열병으로 확진된다면 국내 감염 경로는 한층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 3일 돼지열병이 추가 발병한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 내 모든 돼지를 수매하거나 살처분하는 한편, 비무장지대(DMZ) 방역 작업에 착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면 소재 양돈농장 1곳에서 “60일 된 새끼돼지 7마리가 폐사했다”는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농장은 백령도에 있는 유일한 양돈농장으로, 돼지 275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신고 접수 직후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사람, 가축 및 차량 등에 대한 이동통제 및 소독을 실시하고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에 나섰다.

검사 결과 돼지열병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최초 확진 2주가 넘도록 불분명한 감염경로에 대한 의문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백령도는 인천에서 서북쪽으로 약 191.4㎞나 떨어져 있고 배를 통해서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농장이 내륙에 있는 도축장을 이용하거나, 내륙에 돼지를 유통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백령도는 황해도 장산곶과 고작 13㎞ 거리에 있는 만큼, 북한에서 바이러스가 넘어왔을 가능성엔 보다 힘이 실릴 전망이다. 그 동안 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 13곳은 모두 인천 강화군, 경기 북부 등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 몰려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백령도에서 확진 판정이 난다면, 강화군 석모도 발생 농장과 마찬가지로 태풍에 의해 북한에서 동물 사체 등이 날아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내륙 지역의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집단 살처분’ 카드를 다시 한 번 뽑아 들었다. 농식품부는 이날 “최근 파주시와 김포시에서 돼지열병 4건이 연이어 발생해 특단의 조치를 협의했다”며 “이 지역의 모든 돼지에 대한 살처분 및 수매를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총 207억원을 투입해 발생 농장 반경 3㎞ 바깥에 있는 돼지 중 90㎏ 이상에 해당하는 1만7,000마리를 수매하고, 나머지는 살처분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23~27일 인천 강화군 농장 5곳에서 돼지열병이 집중 발생했을 때도 강화군 내 모든 돼지를 살처분한 바 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부터 약 7일 간 경기 연천군 중부 일대 DMZ에 헬기 방역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역은 2일 DMZ에서 발견된 죽은 야생 멧돼지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야생 멧돼지를 매개로 한 2차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군 당국은 유엔군사령부와 방역 작업을 사전에 협의했고, 북한 측에도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군 당국은 또 북한 지역에서 DMZ 철책을 통과해 넘어오는 야생 멧돼지를 발견 즉시 사살할 방침이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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