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당시 퇴진 요구 집회 참석 여부 질문에 “광화문광장 나가겠다” 발언 관심
“2016년 촛불집회와 광화문집회 성격ㆍ차원 다르다” 반론도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주자 시절 출연했던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 프로그램 내용이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날 광화문에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정당, 보수 표방 시민단체 등이 같은 시간 각각 집회를 개최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를 열었고, 같은 시간 교보빌딩 앞에서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가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를 진행했다. 또 우리공화당은 낮 12시 30분부터 숭례문 앞에서 ‘문재인 퇴진 태극기 집회’를, 전국기독교총연합회는 정오부터 서울광장 서편에서 전국기독교연합 기도대회를 열었다.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집회가 열린 이후 온라인에선 2년 전 방송된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 문재인 편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날 집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문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면서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해당 방송에서 “(대통령에 당선돼 퇴진 촉구 집회가 열린다면) 광화문광장으로 나가겠다”고 한 발언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집회를 전후해 방송 내용을 다룬 2년 전 기사에 댓글이 여러 개 달리고, “성지순례 왔다”는 누리꾼이 등장할 정도였다.
방송 영상 등에 따르면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 대통령은 2017년 2월 12일 ‘대선주자 국민면접’ 첫 번째 면접 지원자로 출연해 “국민들이 대통령에서 물러나라고 촛불집회를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개혁도 국민 손을 꼭 잡고 가야 한다.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속도를 늦추고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럴 일이 없겠지만,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저는 광화문광장에 나가겠다.”
그러면서 “시민들 앞에 서서 끝장토론이라도 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촛불 민심을 대변할 수 있는 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시 문 대통령 발언 취지를 보수 진영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다는 반론도 비등하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촛불집회와 이번 집회의 성격은 차이가 있었다. 또 문 대통령의 당시 발언은 국민 대다수가 퇴진을 요구하는 상황이 만약 발생한다면 토론을 위해 광장에 나가겠다는 의미이지 지금처럼 보수 진영 일각에서 진행하는 집회까지 참석하겠다는 취지는 아니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광화문집회가 조국 장관 퇴진을 겨냥한 것이지 문 대통령 하야를 주장한 집회는 아니었다는 설명도 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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