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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수집회 폄하한 여당, 촛불집회 깎아내린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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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수집회 폄하한 여당, 촛불집회 깎아내린 야당

입력
2019.10.05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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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전날의 광화문 집회와 관련, “서초동 200만 선동을 판판이 깨부수고 한 줌도 안 되는 조국 비호 세력의 기를 눌렀다”고 자평했다. 오대근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전날의 광화문 집회와 관련, “서초동 200만 선동을 판판이 깨부수고 한 줌도 안 되는 조국 비호 세력의 기를 눌렀다”고 자평했다. 오대근기자

여야는 4일 범보수 세력이 전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었던 대규모 집회를 놓고 거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광화문 집회를 ‘동원 집회’라고 평가절하했다. 이해찬 대표는 “한국당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집회에만 골몰하며 공당이기를 스스로 포기했다”며 “지역위원회별로 수백 명씩 버스로 사람을 동원하고, 공당이 이런 일이나 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비난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서초동 집회는 깨어 있는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졌지만 한국당의 폭력 집회는 당이 총동원하고, 종교 단체 등 이질적 집단도 동원해 만든 군중 동원 집회”라고 깎아내렸다.

반면 서초동 촛불집회를 ‘관제 데모’라고 공격했던 자유한국당은 광화문 집회를 ‘6월 민주항쟁’에 비유하고 참가자 수를 부풀리는 등 의미를 부여하느라 급급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서초동 200만 선동을 판판이 깨부수고, 한줌도 안 되는 조국 비호 세력의 기를 눌렀다”고 자평했다. 한국당 공보실은 “참석 인원이 국민과 당원을 포함해 300만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보수가 ‘300만’을 내세운 만큼 5일 예정된 서초동 집회 또한 세를 더 불리면서 장외집회 경쟁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한국당이 서초동 촛불에 맞불을 놓기 위해 보수 총동원령을 내린 것은 사실이지만, 역대급 규모로 많은 시민이 모인 것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집권당인 민주당도 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는 게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의 당연한 자세일 것이다. 광화문 집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폭력을 휘두르고 성추행, 문화재 훼손 등이 발생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 퇴진이나 탄핵을 요구한 것도 어불성설이다. 한국당은 장외투쟁을 이용해 문 정권을 흔들어 보겠다는 불순한 생각을 접어야 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여야 장외 대결이 격화하는 것에 대해 “서초동과 광화문의 집회로 거리에 나선 국민의 뜻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여야 정치권이 자중하고 민생과 국민 통합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공감이 가는 지적이다. 여야는 정략적 이익을 위해 세 대결을 부추기는 선동의 정치를 멈추고 이성을 되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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