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4일 이틀 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가 성공했다는 소식을 1~2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적대 세력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동신문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예비접촉이 예정된 이날 ‘지구를 굽어본 우리의 북극성’이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넓고도 깊은 보이지 않는 바닷속 그 어디에나 우리의 북극성은 자기의 발사지점을 정할 수 있고, 그 사정반경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을진대 우리는 참으로 무한강대한 국력을 당당히 지녔다”고 주장했다. 수중을 은밀히 기동하는 잠수함에서 갑자기 발사돼 적 입장에서 사전 탐지나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한 SLBM의 위력을 강조한 것이다.
신문은 “북극성은 단순한 전략무기의 과시이기 전에 전세계에 보내는 위대한 조선인민의 위력한 성명이자, 역사의 흐름을 되돌려 세우려는 횡포한 반동의 무리들에게 보내는 엄숙한 성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적대세력들은 시시각각 우리가 좌절되고 붕괴되길 악착하게 기도하고 있다”며 “우리가 가는 자주의 길은 불변의 궤도이며, 이 길을 막아 나서는 그 어떤 세력도 멸망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 개발에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해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특히 신문은 이번 발사 성공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업적임을 집중 부각시켰다. 신문은 신형전술유도무기와 초대형 방사포, SLBM 등 북한이 5월 이후 11차례에 걸쳐 시험발사한 신형무기를 거론하며,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만이 안아오실 수 있는 불멸의 대공적”이라고 추켜세웠다. 북극성 발사 성공 사실을 내부에 최대한 선전해 비핵화 협상에 따른 국방력 약화 우려를 무마하고 자력갱생을 독려해 경제 건설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날 신문은 정론 외 3건의 기사에서도 북극성 발사 성공에 환호하는 각계각층의 주민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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