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안동지원과 서울지역 법원 간… 출석 어려운 증인 거주지 인근 법원과 전산망으로 연결
우리나라 사법 사상 처음으로 재판부가 형사재판에서 원격으로 증인을 신문했다.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4일 오후 2시 서울의 한 법원을 전산망으로 연결, 원격지 영상 증인신문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영상 증인신문은 청소년 성매매(아동ㆍ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을 다뤘다. 지금까지 형사재판에서 원격으로 증인을 신문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가 원격 증인신문을 결정한 배경은 재판의 쟁점인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본 것. 증인은 서울에 거주 중인 고교 1년생으로 심리적 불안 등을 이유로 주거지 인근의 증인신문을 원했고, 증인의 부모도 생업 등으로 안동까지 오기 어렵다고 밝혀 법원이 이같이 결정했다.
법원은 피고인의 절차적 권리 보장 등을 위해 원격지 법원과 연결, 영상 증인신문을 실시했다. 아동ㆍ청소년 등의 성을 사는 행위로 기소된 피고인은 대가 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제165조 등은 법원이 증인의 연령 등 사정을 고려해 법정 외에 소환하거나 현재지에서 신문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민사소송법은 제372조의 2에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증인신문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검사와 변호인 양측 동의와 대구지법 안동지원장의 허가를 거쳐 증인을 신문했다. 증인은 재판 당일 피해자 지원센터와 동행해 재경지법에 출석했다.
법원 관계자는 “대한민국 사법 사상 최초로 형사소송 절차에서 원격으로 증인을 신문하는 사례”라며 “법원이 관련 법률 규정을 적극 해석해 피고인 절차권 보장 등 피해자 보호라는 형사사법의 이념을 구현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류수현 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