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대한 구체적 입장 표명은 미뤄둔 채 일단 북한과 다시 대화해보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이번에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도를 넘었는가. 지나친가’라는 질문을 받고 “지켜보자”고만 말했다. 지켜보자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이슈에 대해 구체적 입장 표명을 보류해두고 싶을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 그러면서 그는 “그들(북한)은 대화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곧 그들과 이야기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북미는 4일부터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한 비핵화 방법론을 둔 실무협상을 시작한다. 협상을 앞두고 북한은 2일(한국시간) 중거리급으로 추정되는 SLBM을 발사했다. 협상 판을 깨자는 게 아니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에 따른 도발로 해석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일단 북한이 어떤 태도와 비핵화 방법론을 가지고 나오는지 확인한 뒤 다음 행동에 나서겠다는 태도를 취한 셈이다. AF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SLBM 발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핵 협상 재개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반면 미국 내 여론은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도발에 “단거리다. 별 일 아니다”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여 비판받았다. 단순 단거리 미사일이 아닌 전략무기로 평가되는 이번 SLBM 발사 뒤 협상에 나섰다가 큰 성과가 없을 경우 북한에 끌려 다니고 있다는 미국 내 여론은 더욱 비등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의혹’으로 탄핵 위기에 직면한 입장이어서 미국 내 정치 상황은 북미 협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한편 북한 측 실무협상단을 이끄는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3일(현지시간) 실무협상 장소인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북미 양측 협상단은 4일 예비접촉을 거쳐 5일 본격적인 실무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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