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한국대사관인 3일 개천절을 맞아 도쿄(東京) 뉴오타니호텔에서 ‘국경일 및 국군의날 축하 리셉션’을 개최했다. 일본 측에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은 불참했으나 지난해 외무장관으로서 참석했던 고노 다로(河野太郎) 방위장관이 올해도 잠시 얼굴을 비췄다.
남관표 주일대사는 인사말에서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어서 필연적으로 여러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오랜 기간에 걸쳐 이런 어려움을 잘 극복했고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이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무엇보다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대화를 통해 지혜를 모아가면서 어떠한 어려움도 함께 풀어나가는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면 양국관계의 회복은 물론 두 나라가 가진 커다란 잠재력을 살려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건배사에서 “양국이 정치 분야에서 어려운 문제들이 있지만 대화를 통해 해결해 가자는 기본적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어 “현재 한일 간에는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 일본 국민과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민주주의, 자유주의, 인권주의라는 공통의 가치관을 가진 두 나라는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계속 돌이켜만 볼 것이 아니라 역사에서 과거의 교훈을 배우고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발전과 한일 양국의 미래를 위해 양국관계의 새 출발을 위해 기원한다”고 했다.
한일관계를 담당하는 모테기 외무장관은 불참했다. 지난해 김대중ㆍ오부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당시 고노 외무장관이 참석해 양국 간 교류의 중요성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강조한 축사를 한 바 있다. 한국 국경일 행사에 현직 외무장관이 참석한 것은 3년 만이었다. 모테기 장관의 불참은 지난해 국경일 행사 이후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로 악화일로인 양국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에선 장관급 인사로 고노 장관만 참석했고,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와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경제담당 외무심의관(차관보급), 간케 이치로(菅家一郎) 부흥청 부대신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 정ㆍ관계 인사 및 재계 인사, 각국 외교사절, 재외동포와 기업인 등 약 1,1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로 1,200명이 참석했던 것에 비해 다소 줄어든 모습이었다.
지난달 26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주일중국대사관 주최의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행사에는 해외 순방 중이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영상 메시지를 보내 직접 축하의 뜻을 전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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