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LG 감독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지금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지만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붙는 게 목표다”라고 힘줘 말했다.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을 만나기 위해선 희박한 확률을 뚫어야 하지만 이날 보여준 전력만 보면 꿈을 크게 갖기에 충분했다.
LG가 탄탄한 투타 조화를 앞세워 정규시즌 5위로 가을야구에 턱걸이한 NC를 3-1로 제압하고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 진출했다. LG가 준플레이오프에 나간 건 통산 6번째다. 가장 최근은 정규시즌 4위로 5위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하고 3위 넥센과 만나 3승 1패로 승리한 2016년이었다. 이번에도 똑같이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키움과 6일부터 3년 만의 리매치를 벌이게 됐다.
반면 1차전을 승리해야만 2차전을 치를 수 있었던 NC는 1경기 만에 가을무대에서 짐을 쌌다. 지난해 최하위의 수모를 당한 뒤 올해 KT와 후반기 치열한 경쟁 끝에 5강 티켓을 손에 넣었지만 허무하도록 타선이 침묵했다. 4위팀에 1승 어드밴티지를 주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2015년 도입된 이후 올해까지 5차례 모두 5위팀의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LG는 더 높은 곳을 위해, NC는 내일이 없기에 총력전을 불사했지만 마운드 높이에서 승패가 갈렸다.
타일러 윌슨을 제치고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로 낙점된 LG 선발 케이시 켈리는 최고 구속 152㎞의 직구와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6.2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초 NC 노진혁에게 내준 솔로홈런 외에는 큰 위기 없이 발군의 기량을 뽐낸 켈리는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켈리에 이어 불펜 대기를 예고한 차우찬이 1.1이닝을 틀어 막았고, 9회 등판한 마무리 고우석은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실점하지 않고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선 톱타자 이천웅이 5타수 3안타 2득점, 3번 이형종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켈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LG는 1회초 이천웅의 중전안타로 물꼬를 튼 뒤 2번 정주현의 희생번트에 이어 3번 이형종의 좌전 적시타로 선제 결승 득점에 성공했다. 이천웅은 4회 무사 1루에서는 1ㆍ3루를 만드는 우전안타로 NC 선발 크리스천 프리드릭을 끌어내렸다. 프리드릭은 3이닝 8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NC가 투수를 박진우로 교체하자 류중일 감독은 정주현 대신 대타 박용택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박용택은 2-0을 만드는 큼지막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베테랑의 진가를 뽐냈다. LG는 계속된 1사 2루에서 이형종의 3루선상 2루타로 3-0으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한편 이날 잠실구장엔 2만3,757명의 관중이 입장해 매진은 되지 않았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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