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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오아시스’ 서울식물원에서 계절색 만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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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오아시스’ 서울식물원에서 계절색 만끽하세요

입력
2019.10.04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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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 서울식물원 초대원장 인터뷰

이원영 서울식물원장. 서울식물원 제공
이원영 서울식물원장. 서울식물원 제공

서울 최초의 도시형 식물원으로 지난 5월 정식 개장한 서울식물원의 이원영(60) 초대원장은 “보통 식물원은 울타리 치고, 입장료를 받는 식으로 폐쇄적 운영되지만 서울식물원은 ‘공원 안의 식물원’ 콘셉트”라며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와 휴식을 즐길 수 있게 24시간 개방된 공간이 대부분이고, 16%(온실ㆍ야외정원으로 이뤄진 주제원)만이 유료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식물원의 영문명이 ‘보타닉 파크(Botanic Park)’인 것도 그런 이유다. 말그대로 식물원인 ‘보타닉 가든’과 공원인 ‘파크’가 합쳐졌다. 우리보다 정원 문화가 훨씬 앞선 영미에서도 드문 형태다.

서울식물원의 얼굴은 ‘온실’이다. 보통 온실은 ‘돔’ 형태지만 이곳은 세계 최초로 오목한 접시 모양이다. 그 안에는 국내에 현존하는 나무 중 가장 큰 뱅갈고무나무가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태국에서 왔다. “검역법상 식물은 무균 상태로 들어와야 해서 뿌리에 붙은 흙을 전부 털고, 수분 손실이 없도록 잎까지 전부 친 앙상한 상태로 몇 달 간 배를 타고 왔어요. 200년 넘게 뿌리내리고 살던 땅을 떠나온 나무가 새 환경에 적응해 잘 자라줘서 그저 대견스럽고 고맙죠.”

이 원장은 ‘야외 주제정원’을 찬찬히 둘러보길 권한다. 연중 푸른 온실과는 달리 자연 섭리에 따라 변하는 계절색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식물원은 기다림이다”고 강조했다. 이제 막 문을 연 만큼 아름드리 수목으로 자라기까지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원장은 5년이면 식물원이 울창한 숲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00년 대물림 될 식물원의 운영을 맡은 첫 주자인 만큼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성과에 욕심내기보다는 국내ㆍ외에서 들여온 식물의 활착을 돕고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다지는 게 목표”라고 했다. 더불어 식물 문화가 일상 속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해 가드닝 문화 확산의 선구자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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