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을 이용하는 차주 10명 중 6명이 연 20%가 넘는 금리로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은 은행 대출을 받기에 소득ㆍ신용 조건이 떨어지는 ‘서민 차주’가 많이 찾는 점을 감안하면,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정책이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에서 가계신용대출을 받은 차주는 총 115만5,000명, 대출잔액은 총 12조6,860억원이었다.
이들이 받은 대출을 금리 구간별로 나눠보면 연 20% 이상 금리로 대출받은 사람이 73만명(63.2%)으로 가장 많았다. 대출 잔액은 6조3,753억원으로 전체 잔액의 50.3%를 차지했다. 연 20% 이상 금리 대출자의 1인당 대출액은 평균 870만원, 평균금리는 연 23.8%였다.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차주를 신용등급(전체 10등급)으로 분류하면 중신용으로 분류되는 4~6등급이 74.1%에 달했다. 이들 중신용 대출 차주에 적용된 금리는 평균 연 19.9%였다. 이보다 신용이 낮은 7등급 대출자는 평균 연 23.0%, 8∼10등급 대출자는 평균 연 23.1%의 금리로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을 받았다. 고신용으로 분류되는 1∼3등급 차주 역시 평균 16.0%의 비교적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이태규 의원은 “저축은행 가계대출자 10명 중 7명에 해당하는 중신용자가 20%의 고금리로 대출을 받고 있어 사실상 중신용ㆍ중금리 대출이 실종됐다”며 “이자 부담이 높은 서민을 위해 제1금융권 문턱을 낮추고 저축은행은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해나갈 수 있는 제도 개선이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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