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북 러시아대사관 “외무성 북미국장 조철수” 소개
4월 임명 확인된 권정근은 8월 담화 이후 무소식
북한이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을 교체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대미 협상 라인을 재정비한 것으로 보인다.
주북 러시아대사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대사와 안톤 클로프코프 에너지ㆍ안보센터장이 2일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겸 미국연구소장을 만났다”고 소개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조 국장에게 “고위직이자 매우 책임 있는 직위에 지명된 것에 축하를 보내고 업무에 성공을 거두길 기원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회담에서 양측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 △한반도 상황 등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조 국장 신상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다만 2017년 11월 외무성 미국연구소 공보실장 명의로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조 국장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거론하는 미국을 향해 “우리를 ‘악마화’해보려는 중상이며 우리 핵 억제력의 사명에 대한 초보적인 인식도 못 가진 자들이 고안해낸 황당무계한 억지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해 미국 언론은 ‘제네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고위 외교관’으로 그를 소개하기도 했다. 올해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3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 옆에 배석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교체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측이 이날 ‘지명을 축하한다’고 밝힌 점 등을 고려할 때 교체는 최근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4월 미국 담당 국장 임명이 공식 확인된 권정근은 8월 11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담화를 낸 것을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이나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다. 권정근은 당시 담화에서 청와대를 “겁먹은 개”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었다.
앞서 지난달 16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로 북미 실무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담긴 담화가 발표됐지만, 국장의 실명은 언급되지 않아, 대미 실무협상에 앞서 외무성 내 막바지 인사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었던 김계관 역시 최근 ‘고문’ 직책으로 다시 등장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