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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누시바’ EU서 판매허가... 유럽, 미국 동시진출

입력
2019.10.02 17:38
수정
2019.10.02 18:5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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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이 만든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의약품이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미국과 유럽에 동시 진출하는 건 처음이다. 미국과 유럽은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약 70%를 차지한다.

대웅제약은 지난 1일(현지시간) 해외 협력사 에볼루스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누시바(국내명 나보타)’의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유럽 총 31개 나라에서 누시바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누시바의 유럽 판권을 보유한 에볼루스는 2020년 현지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주름 개선용 의약품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보툴리눔이라는 세균의 독성물질(톡신)을 이용해 만든다. 국내에는 다국적제약사 앨러간의 제품명인 ‘보톡스’로 흔히 알려져 있다.

나보타는 지난 2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5월 ‘주보’라는 이름으로 현지 출시됐다. 지난해 8월에는 캐나다 연방보건부의 허가를 받아 올 4분기 발매를 앞두고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나보타사업본부장은 “나보타의 우수한 품질과 안전성, 유효성을 세계적으로 입증한 결과”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대웅제약 제공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 메디톡스 제공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 메디톡스 제공

그러나 나보타를 둘러싸고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와 벌이고 있는 국내외 소송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메디톡스는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의 원료로 미국 위스콘신대, 앨러간과 함께 확립한 보툴리눔균의 정보를 대웅제약이 도용해 나보타를 개발했다며 국내 법원과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나보타 원료인 보툴리눔균은 자체 기술로 국내 토양에서 추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2016년 하반기 촉발된 이 공방은 4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초 대웅제약은 법적 공방에 영향을 미칠 핵심 근거로 꼽혀온 포자 검증에서 자사 보툴리눔균이 메디톡스와 다르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산소가 없는 환경에 사는 보툴리눔균은 산소가 있는 환경을 만나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막을 형성하는데, 이를 포자라고 부른다. 메디톡스는 자사 보툴리눔균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설명해왔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균이 토양에서 추출됐다면 산소가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포자를 형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양사가 지정해 ITC의 확인을 받은 전문가들, 국내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들이 양사 보툴리눔균을 검사한 결과 대웅제약의 균은 포자를 형성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포자 검증과 유전자 분석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이달 중순까지 ITC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자 형성이 확인됐으니 자사 보툴리눔균이 메디톡스와 다르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는 게 대웅제약 입장이다.

소개 문구에 'DNA'가 등장하는 메디톡스의 기업광고 동영상 화면. 메디톡스 홈페이지 캡처
소개 문구에 'DNA'가 등장하는 메디톡스의 기업광고 동영상 화면. 메디톡스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메디톡스는 “핵심은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유전자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이라며 “신뢰도 높은 유전자 분석 기법을 적용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내 법원과 ITC 판결은 각각 이르면 올해 말, 내년 중순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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