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올해 1월부터 8개월 연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9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거란 예상과 달리 일부에선 4분기 D램 값이 추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일 국제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와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지난 8월 전 세계 반도체 매출액은 342억달러(약 41조원)로 조사됐다. 7월(334억달러)보다는 2.5% 늘었지만 작년 8월(407억달러)과 비교하면 15.9%나 떨어졌다.
6월 매출은 327억달러여서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7월과 8월 2개월 연속 소폭 상승세를 보였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반도체 시장 침체가 두드러진다. 올해 1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은 5.7%였고 2월 329억달러(-10.6%), 3월 323억달러(-13%), 4월 321억달러(-14.6%), 5월 331억달러(-14.6%), 6월 327억달러(-16.8%), 7월 334억달러(-15.5%), 8월 342억달러(-15.9%) 등으로 감소했다. 특히 6월부터는 감소폭이 15%를 웃돌았다.
이런 영향으로 국내 반도체 수출도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1,267억달러로 2017년보다 29.4%나 늘며 단일 품목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작년 12월 월간 수출액이 89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4% 줄어든 이후 1월(-23.4%), 2월(-24.8%), 3월(-16.7%), 4월(-13.8%), 5월(-30.5%), 6월(-25.6%), 7월(-28.1%), 8월(-30.7%), 9월(-31.5%)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시장 불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주요 공급처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데이터 서버 투자를 줄인 영향이 컸다. 또 스마트폰 등 반도체 탑재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침체하면서 제품 가격이 급락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8Gb 기준) 제품의 9월 평균 거래가격은 2.94달러로 작년 9월(8.19달러)보다 무려 64.1%나 하락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하반기에도 D램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연말까지 재고를 안정적으로 맞추기 위해 보유한 재고를 공격적으로 출하하는 재고 축소 전략을 펼치고 있어 D램 가격 하락폭은 3분기 18%, 4분기 10%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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