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미탁’이 세력이 다소 약해진 반면 속도가 빨라져 당초 예상보다 일찍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강도와 규모가 작아진다 해도 중심 부근이 내륙을 관통하는 만큼 피해 규모가 제17호 태풍 ‘타파’보다 클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미탁은 이날 정오 현재 제주도 서귀포 서남서쪽 약 230㎞ 해상에서 시속 30㎞로 북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간 강도의 중형급 태풍인 ‘미탁’의 중심기압은 985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27m(시속 97㎞)다. 초속 15m 이상 강풍이 부는 반경은 300㎞다. 이날 자정쯤엔 최대 풍속이 29m, 강풍 반경이 330㎞에 이르렀지만 다소 세력이 약해진 모습이다. 미탁이 전남 해안으로 상륙해 전남 내륙을 지나는 3일 자정쯤에는 최대 풍속이 24m로 강풍이 좀 더 약해지고 강풍 반경도 250㎞로 축소될 전망이다.
세력이 약해진 반면 속도는 빨라졌다. 미탁은 당초 2일 밤 12시(3일 자정)쯤 전남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지만,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날 오후 9∼10시 전남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 성판악이 255.5㎜, 전남 신안 압해도가 214㎜, 전남 고흥 206.6㎜, 전남 무안 194.5㎜ 등이다. 일 최대 순간 풍속은 오후 2시 현재 제주 윗세오름이 초속 32.5m, 신안 가거도 27.3m, 전남 여수 간여암이 26.4m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오늘(2일) 오후 9∼10시쯤 전남 해안에 상륙한 뒤 남부 지방을 관통해 3일 오전 경북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상륙 시각이 조금 앞당겨진다 해도 예상 진로ㆍ강도에 큰 차이가 없어 태풍의 영향 정도는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태풍으로 좁고 긴 비구름대가 남부 지방으로 유입돼 짧은 기간 동안 단기간에 폭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윤 통보관은 “제주도와 남부 지방의 강한 비는 2일 오후 들어 강원 영동으로 확대돼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으니 각별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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