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대 최대 격차’ 9경기 차 뒤집고 정규시즌 우승
NC에 끝내기 안타로 최종전 6-5 승리... SK에 상대 전적 앞서 1위 등극
‘미러클(기적)’ 두산이 또 한번 일을 냈다. 프로야구 역대 최다 격차인 9경기 차를 뒤집고 역전 우승 드라마를 썼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 최종 순위표는 두산과 SK가 88승1무55패(승률 0.615)로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전적에서 두산이 9승7패로 앞서 우승 축포를 터뜨렸다. 프로야구 사상 승차 없이 상대 전적으로 1위를 가린 건 올해가 처음이다.
두산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2019시즌 최종전에서 9회말에 터진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6-5 역전승을 거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이틀 앞둔 NC에 경기 내내 끌려 다니다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더욱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산이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건 1995, 2016, 2018년에 이어 역대 4번째다.
반면 시즌 내내 선두를 달렸던 SK는 역대급 희생양이 됐다. 8월15일까지 두산에 9경기 앞섰지만 9월 들어 투타 모두 난조를 보여 상대의 추격을 허용했다. 그리고 정규시즌 마지막 2경기를 남긴 9월28일 삼성에 패하면서 두산과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상대 전적에서 밀린 나머지 자력 우승이 불가능했던 SK는 이틀 뒤 한화와 최종전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하늘에 맡겼지만 두산이 결국 마지막에 웃었다. 지난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도 한국시리즈에서 2위 SK에 밀려 준우승의 고배를 마셨던 두산은 올 시즌 기적의 역전 우승으로 지난해 아픔을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2001년 정규시즌 1위 삼성에 13.5경기 뒤진 채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삼성을 한국시리즈에서 4승2패로 누르고 ‘미러클’의 탄생을 알린 두산은 2015년에도 3위로 올라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이날도 그 기운이 그대로 흘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왔으니 잡아야 한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두산에 맞서는 이동욱 NC 감독도 “연습 경기가 아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베스트 라인업을 꾸렸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예상 외로 NC가 잡았다. 3회초 박민우의 1타점 내야 안타로 선제점을 뽑은 NC는 4회초에도 김성욱의 적시타가 터져 2-0으로 앞섰다.
두산은 5회말 박건우가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치며 반격에 나섰고, 7회말 상대 투수 김건태의 연속 견제 실책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2-2로 8회초에 선발 유희관을 500일 만에 구원 등판시키는 등 불펜을 총 동원했지만 NC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3점을 내줬다. 패색이 짙은 두산은 8회말 2사 2ㆍ3루에서 허경민이 중전 안타로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고, 대타 김인태가 우중간을 가르는 동점 3루타를 날렸다. 분위기를 가져온 두산은 9회말 1사 후 대타 국해성의 2루타로 끝내기 기회를 잡고, 박세혁이 끝내기 안타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약 3주간 재정비를 한 뒤 22일(또는 23일) 시작하는 한국시리즈를 준비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SK는 14일(또는 15일)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플레이오프(5전 3승제)를 치른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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