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호 태풍 ‘미탁’이 중국 내륙을 상륙하지 않고 지나치며 당초 예상보다 속도가 빨라져 2일 밤 한반도에 상륙할 전망이다. 세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내륙을 관통하며 지나는 만큼 적잖은 피해가 우려된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미탁은 이날 오후 6시 현재 중국 상하이 남남동쪽 약 250㎞ 해상에서 시속 24㎞로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이다. 이날 정오 때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이 초속 35m(시속 126㎞)에 이르며 강도 ‘강’을 유지하던 태풍은 최대 풍속 초속 32m로 다소 세력이 약해지며 강도가 ‘중’으로 한 단계 낮아졌다. 초속 15m 이상 강풍이 부는 반경은 여전히 310㎞로 중형급 크기다.
미탁은 2일 오후 6시쯤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며 강풍 반경 280㎞의 소형 태풍으로 규모가 다소 작아진 뒤 이날 밤 전남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도가 약해지고 규모가 작아진다 해도 초속 30m 안팎의 강풍이 태풍 중심부에서 부는 만큼 남부 지방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미탁은 2일 밤 상륙해 남부 지방을 관통한 뒤 3일 낮 동해로 빠져나가며 온대저기압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특성상 고기압의 확장과 수축 정도에 따라 태풍의 예상 경로와 우리나라 접근 시각이 달라질 수 있지만, 지역별 태풍 영향 정도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미탁의 세력이 제17호 태풍 ‘타파’보다 약해진다 해도 내륙을 거치지 않고 대한해협을 따라 지나갔던 타파와 달리 한반도로 상륙하는 만큼 영향은 오히려 더 넓고 강할 수 있다”고 전했다.
태풍의 영향권에 들며 1일 제주도와 일부 남부 지역은 비가 내리고 있는데, 이 비는 2일 오전 중부 지방까지 확대돼 3일 밤 늦게 그치겠다.
1∼3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와 남부지방, 강원 영동(4일까지) 100∼300㎜다. 다만, 제주도 산지에는 600㎜ 이상, 강원 영동과 경북 북부 동해안에는 500㎜ 이상을 기록하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도는 80∼150㎜, 강원 영동과 충청도를 제외한 중부 지방에는 30∼80㎜ 가량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지역에 따라 120㎜ 이상 기록하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제주도와 대부분 해안, 섬 지역에는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35∼45m(시속 125∼160㎞)의 강풍이 부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최대 순간 풍속 초속 15∼30m(시속 55∼110㎞)의 강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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