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더불어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에 대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이 지난 10년간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 건수를 놓고 보면 장기 치료와 연결된 이른바 ‘생존보험금’의 증가 폭이 컸는데, 이는 의료기술 발전으로 환자 생존율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1일 최근 10년간(2009~18) 자사 보험금 지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에 연결된 보험금 지급 건수가 68만9,500건, 지급액은 총 2조1,372억원이었다고 밝혔다. 연도별로 보면 심장질환 지급보험금이 2009년 652억원에서 지난해 1,333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뇌혈관질환은 같은 기간 895억원에서 1,518억원으로 1.7배 증가했다.
항목별 누적액으로 보면 심장질환은 사망보험금이 전체의 41%, 뇌혈관질환은 진단으로 인한 보험금이 44%를 차지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지급 건수를 놓고 보면, 두 질병 모두 장기 치료와 연결된 수술과 입원, 통원 관련 보험금 지급 건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장질환의 경우 입원으로 인한 지급 건수가 2009년 8,717건에서 2018년 1만6,495건, 통원은 같은 기간 711건에서 2만545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심장질환 사망보험금 지급 건수가 1,409건에서 1,653건으로 소폭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뇌혈관질환은 입원 지급 건수가 1만5,919건에서 2만8,261건까지 늘었고 통원으로 인한 지급 건수도 430건에서 1만3,437건으로 늘었다.
삼성생명은 생존보험금의 지급 건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원인으로 의료 여건의 개선을 들었다. 로봇을 활용한 관상동맥우회술, 심장 조직재생을 위한 줄기세포 치료 등 신(新)의료기술이 도입 적용되고 있어 중증 질환에 걸려도 사망에 이르기보다 수술이나 통원을 통해 장기 치료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윤필경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급성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늘어나고 있으나, 사망 증가율보다 입ㆍ통원을 통해 치료를 받는 횟수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진료비뿐 아니라 치료기간의 소득상실 등으로 인한 경제적 곤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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